[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황세웅 기자] 삼성전자 두 대표이사가 사실상 노조와 대화 재개 의지를 밝히면서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고심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사장은 7일 사내게시판 메시지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 경영진과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노조에 대화 재개를 요구했다.
삼성 노사는 3월말 이후 40여일째 대화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표이사는 이날 메시지에서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아직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예고한 총파업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은 분위기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장은 이날 아이뉴스24에 "어느 정도의 유감 표명은 있었다고 본다"며 "현재 여러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이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와 재협상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내 제1·2 노조가 모인 공동투쟁본부 측 관계자도 이날 대표이사 명의의 메시지 발표 후 "대표이사님의 메시지를 잘 확인했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어 총파업 준비는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부회장은 DS부문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인재 유출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임금 교섭을 이어왔지만 해를 넘겨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 양측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까지 진행했으나 지난 3월 4일 최종 결렬됐고, 이후 대화도 중단됐다.
같은 달 23일 전 부회장이 노조 측에 대화를 요청하면서 26~27일 집중교섭이 다시 열렸다.
당시 회사는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과 5억원 규모 무주택자 저리 대출, 영업이익의 10% 재원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산식 기준 15% 재원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재원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성과급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고, 사측이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집중교섭은 결렬됐다.
지난 3월 27일 집중교섭 결렬 뒤 4월 23일 평택캠퍼스 총궐기대회까지 사실상 제대로 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3월 말 이후 약 40여일 동안 노사 간 실질 대화 없이 여론전만 이어진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내외에서 잇따라 노사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지난 5일 사내게시판 메시지를 통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공개적으로 대화를 촉구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전국 기관장 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사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주기를 당부한다”며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교섭이 촉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의 대화 재개 여부와 별개로 회사가 법원에 제출한 '위법 쟁의행위 가처분 신청' 재판도 진행 중이다. 노조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법원은 오는 13일 2차 심리를 종결하고 14~20일 사이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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