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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절벽 3년 후폭풍⋯건설사 매출 감소 '본격화'


주요 건설사 매출 4.4% 감소·장기 매출채권 8조원
PF 우발채무 27조원·미착공 브릿지론 비중 절반 웃돌아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2년 이후 급감한 주택 착공 물량이 2~3년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은 가격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과 수도권 외곽 주택시장은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착공 시점이 대부분 2029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단기 공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시내 아파트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시내 아파트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10일 한국신용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주요 건설사 13곳의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하며 하락 전환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치며 수익성 회복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3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프로젝트 원가 부담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여파로 38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이후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86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은 13조4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신안산선 사고 비용과 해외 프로젝트 대손 반영 영향으로 지난해 45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7% 감소한 6조9030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착공 감소 영향이 아직 실적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2026~2027년 실적 부담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사업장의 미분양과 입주 지연이 겹치면서 공사대금 회수가 늦어지고 매출채권도 증가하고 있다.

미청구공사(공사는 진행됐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를 제외한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은 올해 기준 약 2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년 이상 회수가 지연된 장기 채권은 8조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공사와 분양은 완료됐지만 실제 현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의미다.

잔금 미납·입주 지연…건설사 PF 부담 가중

업계에서는 통상 준공 이후 분양대금과 잔금 회수가 이뤄지면 사업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고 봤다. 분양 수입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과 공사비 회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미입주와 잔금 미납 사례가 늘어나면서 준공 이후에도 현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와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올해 기준 주요 건설사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27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착공 사업장 관련 브릿지론(Bridge loan·PF 확정 전 단기 대출) 비중은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분양자들이 잔금 납부를 미루거나 입주를 포기하면서 건설사가 본PF 차입금을 대신 상환하거나 추가 보증을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지방 주택과 지식산업센터·생활숙박시설 등 비주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현금 회수 지연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8월 서울 강동구 업무시설 사업장에서 입주 지연이 발생하자 약 2940억원 규모의 본PF 채무를 인수했다. 신세계건설과 SK에코플랜트 등도 미입주 사업장의 중도금 대출이나 PF 차입금에 대해 대위변제를 진행했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잠재 리스크도 남아 있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 점포 개발 관련 13개 사업장, DL이앤씨는 5개 사업장에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 PF 규모는 개발계획 확정분을 제외하고도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 결과에 따라 건설사들의 추가 자금 부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방·비주택 부진 지속…공사비·유가 상승 변수도

시장 양극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은 공급 부족과 대기 수요 영향으로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 지방과 수도권 외곽은 미분양이 누적되며 회복세가 제한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역시 단기적으로는 건설업계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와 공공 중심 공급 확대가 병행되고 있으나 실제 공급 물량 상당수가 2029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단기간 내 수급 불균형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단기적인 신용도 개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주택과 비주택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건설사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는 공사비와 자재 조달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착공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뿐 아니라 준공 이후 실제 분양대금과 잔금 회수 여부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국면"이라며 "현장별 분양률과 입주율, 실제 현금 회수 흐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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