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네릭(복제약) 강국 인도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특허 만료가 잇따르면서 저가 복제약 중심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인도 제약사 선파마 관계자가 의약품 생산시설에서 제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선파마 제공]](https://image.inews24.com/v1/a6c62ca51f811b.jpg)
7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종 이상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전망이다. 이 중 연매출 1조 원을 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도 70여 종에 이른다. 특허 만료로 풀리는 시장 규모는 최소 290조 원에서 최대 575조 원으로 추산된다.
통상적으로 특허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 바이오시밀러·제네릭 업체들은 개발과 허가 절차를 앞당기고, 생산·유통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시장 경쟁에 나선다. 반면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안정적 매출을 이어 온 제약사는 매출 방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표 품목은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으로, 2028년 미국 핵심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17억 달러(약 46조 원)으로 MSD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유럽 핵심 특허 만료 시점은 2031년으로 거론된다. 국내에서도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등 20개 이상 적응증에 쓰이고 있다.
여기에 주요국 규제당국도 바이오시밀러(이하 시밀러) 사용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심사 기준 정비와 허가 절차 개선에 나서면서, 제네릭 기업들도 시밀러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삼는 분위기다.
특히 인도 선파마의 행보가 이 같은 흐름을 힘을 싣고 있다. 선파마는 제네릭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저가 복제약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자 시밀러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24년 기준 선파마가 제네릭으로만 낸 매출은 62억 달러(약 9조원)로, 이는 제네릭 개발사 기준 2위 수준이다.
회사 인수로도 방향을 분명히 했다. 선파마는 미국 오가논을 117억5000만 달러(약 17조 원)에 인수하기로 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개발·생산·판매를 아우르는 바이오시밀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인도 정부의 시밀러 육성 정책과도 맞물린다. 인도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총 1000억 루피(약 1조6000억 원)를 바이오파마 샤크티(Biopharma SHAKTI) 프로그램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임상, 생산 기반을 강화해 인도를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키우는 것을 골자로 한다. 목표는 시장 점유율 5% 확보다.
인도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현지 기업 레빔은 당뇨병 치료 시밀러 '리라글루타이드'를 세계 최초로 생산해 수입 의약품 가격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는 인도 정부가 임상 비용의 85%를 지원했다. 이를 고려하면 선파마도 정부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정부의 투자 규모는 미국·유럽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다만 인도는 인건비와 임상 비용 등 전반적인 비용 구조가 낮아 같은 예산으로도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인건비가 미국·유럽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 낮아 적은 투자금으로도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체감상 인도 정보의 투자 규모가 낮지만, 현지 기업에는 적지 않은 지원"이라고 평가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