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이 장기간 지연되는 도시개발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시개발구역 지정 이전에도 공공 시행자가 토지 협의 매수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개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공기관 등이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제안하는 단계에서부터 토지 소유자와 사전 협의를 통해 토지 취득·사용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보상 지연으로 수년째 사업이 멈춰 있는 도시개발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 주택 공급과 도시 인프라 조성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행 '도시개발법'상 도시개발사업은 주거·상업·산업·문화·복지 기능을 갖춘 복합 도시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표 사례로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등이 꼽힌다. 그러나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토지 보상 협의가 늦어지거나 이해관계 조정이 장기간 이뤄지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이 수년에서 수십 년씩 지연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안태준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국 도시개발사업 진행 구역은 신규 지정 구역을 포함해 총 448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구역 지정 이후 10년이 넘도록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곳은 102곳으로 전체의 약 24%를 차지했다. 면적 기준으로는 약 5159만㎡ 규모다.
특히 일부 사업지는 사실상 장기 표류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오래 지연된 사례로는 경남 김해시 장유무계구역이 꼽힌다. 해당 사업은 2003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04년 실시계획 인가와 보상 절차에 착수했으며 2006년 환지계획 인가까지 완료됐지만 현재까지도 사업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20년 넘게 개발이 완료되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사업 지연의 상당수가 보상 협의 단계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0년 이상 지연된 사업지 102곳 가운데 31곳은 아직 보상 절차조차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지 보상 협의가 늦어질수록 사업비 증가와 행정 비용 부담이 커지고, 주민 갈등과 지역 개발 정체 현상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개정안은 도시개발구역이 공식 지정되기 전이라도 공공 시행자가 토지 소유자와 사전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보상 문제를 선제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시행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 취지와 유사한 방향으로 공공주택지구 지정 이전에도 협의 매수 등 사전 절차를 허용해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도시개발사업에도 적용하려는 것이다.
개정안은 다만 무분별한 개발과 투기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사전 협의 권한을 공공기관과 지방공사, 정부출연기관 등 공공영역 시행자로 제한했다. 민간 사업자의 무분별한 토지 확보 경쟁이나 부동산 시장 과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맞물려 도시개발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공급 지연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발 절차 간소화와 보상 체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도시개발사업 역시 보다 신속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구역 지정 이전 단계부터 사전 협의가 가능해지면 사업 지연 요인을 줄이고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 마련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 표류 중인 도시개발사업이 정상화되면 지역 균형발전과 도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주민 생활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공공성이 확보된 개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입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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