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신세계가 그룹 사령탑인 경영전략실 개편에 착수했다. 전문 경영인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정용진 회장 중심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실상 '정용진 체제'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경영전략실 전반에 걸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임영록 경영전략실장(사장) 겸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의 겸직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임 대표는 앞으로 신세계프라퍼티 경영에 집중하고, 전략실은 신임 전략실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후임 인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주요 의사결정은 정용진 회장이 직접 주도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4b7116fa3f2fb0.jpg)
세부 개편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경영전략실을 '전략실'로 변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새 전략실장의 권한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전략실을 전략실로 되돌리는 것은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전략실의 전신은 1993년 삼성그룹 계열 분리 과정에서 출범한 경영지원실이다. 이후 2012년 전략실로 개편돼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을 연결하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다.
신세계는 그동안 이명희 총괄회장을 중심으로,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도 전문경영인이 실무를 주도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2023년 경영전략실로 격상하고 임 사장을 선임한 것도 이 같은 기조의 연장선이었다.
그간 경영전략실은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을 연결하며 그룹 차원의 전략을 총괄해 왔다. 백화점 부문(㈜신세계)이 자체적인 기획·전략 기능을 강화해 온 것과 달리, 이마트 부문은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물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운영과 실행에 집중해 왔다. 이에 따라 그룹 경영전략실 역시 이마트 부문의 전략 수립 과정에 무게를 두고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계열사 간 역할 분리가 뚜렷해지면서 전략 조직의 기능 조정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픈AI와의 협력을 임 사장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책임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6일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쇼핑부터 결제·배송까지 전 단계에 챗GPT를 적용하는 '완성형 AI 커머스' 구현을 발표했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르면 연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구상은 불과 9일 만에 철회됐다. 오픈AI와의 협력을 중단하고 리플렉션AI와 6대 영역에 걸쳐 협력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검토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부각되며, 고객 데이터를 외부로 확장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보다는 내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이번 인사는 특정 사유로 인한 일회성 인사로 보기 어렵다"면서 "계열분리와 경영승계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역할 조정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더 빠르고 더 정확한'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이번 개편을 진행한다"며 "경영전략실은 내부적으로 과감한 도전을 이끌고, 외부적으로는 국내 유통 시장을 선도할 비전을 제시할 조직으로 변모시켜 더 큰 고객 만족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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