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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병원일가가 통행세 꿀꺽”…‘지능형 간납사’ 카르텔 뿌리 뽑아야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의료 현장에서 의료기관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접납품업체(간납사)를 활용해 부당 수익을 챙기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이를 규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서울특별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의료기기법 개정 그 후, 안정적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변칙적인 의료기기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된 법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추가 보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표된 사례에 따르면 일부 외국계 헬스케어 자본은 국내 의료재단을 우회 인수한 뒤 자회사 형태의 간납사를 설립해 병원 운영권을 장악하고, 고리 이자나 컨설팅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익을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석자들이 서울특별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기기법 개정 이후 제도 정착 방향’ 토론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정예진 기자]

또 일부 개인 병원장이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다수의 유통사를 세운 뒤 의료기기와 소모품 공급권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행태도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원의료재단 힘찬병원 사례를 언급하며 의료법인과 특수관계인 간납사 간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법은 변화를 위한 출발점일 뿐”이라며 “현행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발제를 맡은 권지연 동국대학교 교수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 내역을 공개하도록 한 점은 진전”이라면서도 “이를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가 건강보험 재정 누수와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관계 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수정 건보공단 요양기관지원실장은 “단순 실태 조사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과 협력해 부당 지원과 매출 누락 의혹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병원 가족 명의 간납사 세워 ‘수익 독식’

내년 시행 예정인 의료기기법 개정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현행 개정안은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지분 50% 초과 소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악용해 지분율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꼼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먼저 50% 초과 소유자를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하되 향후 지분율이 낮더라도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간납사의 비정상적인 유통 마진이 결국 의료비 상승을 초래해 국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경고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간납사 문제가 단순한 유통 경로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사익 편취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점에 공감하며, 정부의 철저한 감독 체계 구축과 실행력을 거듭 강조했다.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은 환자가 지불하는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투명한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단순한 시장 질서 확립을 넘어 보건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과제라는 분석이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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