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 속에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해당 지역 경매시장의 열기도 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여파로 중저가 지역 집값이 오르자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린 실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아이뉴스24가 지지옥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지난달 진행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97.8%로 지난 1월(92.8%)에 비해 5%포인트(p) 상승했다. 구로구 아파트 낙찰가율도 같은 기간 99.6%를 기록하며 1월(97.6%)보다 2%p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 아파트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14일 5억8021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5억2000만원)의 111.6% 수준으로, 응찰자만 12명에 달했다. 같은 날 중계동 '청구' 전용 84㎡와 '건영' 전용 85㎡도 각각 감정가의 110.4%, 106.2%에 낙찰됐으며, '미도' 전용 87㎡도 28일에 감정가의 100.7%로 새 주인을 찾았다.
구로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됐다. 구로동 '삼성래미안' 전용 78㎡는 1일에 감정가의 108.8%에, 개봉동 '두산' 전용 59㎡는 21일에 감정가의 104.3%에 각각 낙찰됐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3a5c9642a48f8.jpg)
이외에도 올해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진 중저가 지역에서 높은 낙찰가율로 새 주인을 찾은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강서구 등촌동 '등촌주공2단지' 전용 41㎡는 지난달 7일 감정가(5억5200만원)의 116%인 6억437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7월에는 유찰로 최저입찰가격이 감정가의 80%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이번에는 응찰자가 34명이나 몰리며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 같은 물건이 불과 수개월 만에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의 달라진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한성' 전용 85㎡는 29일에 감정가의 116%인 12억3019만원에, '신길자이' 전용 84㎡는 22일에 감정가의 109%인 12억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각각 13명, 3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서울 주택시장은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이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달라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4주차(지난달 27일 기준)까지 누적 기준으로 강서구 아파트값은 4.38% 올라 성북구(4.52%), 관악구(4.45%)에 이어 세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이어 영등포구 4.16%, 구로구 3.85%, 노원구 3.38% 순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2.6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시장은 개별 물건의 상태에 따라 낙찰가율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집값 상승 지역 전체 낙찰가율이 일률적으로 오름세를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노원구와 구로구 등 일부 지역에서 낙찰가율 상승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위원은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의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많기 때문에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호가가 올라간 지역에서 낙찰가율도 함께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낙찰받으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도 즉시 실입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경매시장 진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시장은 올해 초에 비해 다소 열기가 식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노원구·구로구 등 10억원 내외 물건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해당 가격대 물건이 강보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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