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중동 전쟁 여파가 황산 가격 급등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황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가 황산 가격 급등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황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황산 가루. [사진=Hachette Learning]](https://image.inews24.com/v1/85bcb01f48cc31.jpg)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등 일부 현물 시장에서 황산 가격은 톤당 800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올해 1월 약 500달러 수준에서 단기간에 급등한 것으로, 5년 전(톤당 150달러)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콩고의 한 구리 제련업자는 "한두 달 내 가격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알 수 없다"며 "곧 모두가 황산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산은 염산·질산과 함께 3대 강산으로 꼽히는 기초 화학 물질이다. 원유·천연가스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황을 원료로 생산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화학 소재 중 하나다. 구리·니켈 등 금속 정련은 물론 반도체 웨이퍼 세정·식각,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가공 등 거의 모든 제조 공정에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화학 공업의 꽃'이라고 부른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황산 원료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다. 전 세계 황 해상 운송량의 절반가량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데다 중동산 원유는 황 함량이 높은 고유황 중질유 비중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동 전쟁 여파가 황산 가격 급등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황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황산 가루. [사진=Hachette Learning]](https://image.inews24.com/v1/4426632dc9c903.jpg)
여기에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까지 겹치며 공급 압박은 더욱 심화했다. 세계 최대 황 생산국인 중국은 5월부터 황산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이는 자국 내 비료 공급을 우선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황산은 인산염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로, 전체 사용량의 약 60%가 비료 제조에 쓰인다.
문제는 파급 효과다. 황산 가격 상승은 비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농업 생산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막시모 토레로 수석 경제학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단순한 에너지 충격을 넘어 전 세계 농식품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2008년 원자재 위기 당시 황산 가격이 톤당 8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하자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쌀·밀 가격이 폭등하며 식량난이 발생한 바 있다.
![중동 전쟁 여파가 황산 가격 급등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황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황산 가루. [사진=Hachette Learning]](https://image.inews24.com/v1/1b067749ea7fff.jpg)
제조업 전반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황산은 구리 제련의 필수 소재인 만큼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생산 감소로 직결된다. 구리는 스마트폰, 자동차,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핵심 원자재로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보이지 않는 원자재 리스크'의 대표적 사례로 보고 있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기초 화학 소재 가격 상승이 글로벌 공급망 전반을 흔들고, 전기차·배터리 산업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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