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 자금이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쓰이느냐에 따라 자본시장의 역할과 성격이 달라진다.
그 흐름의 중심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가 자리 잡고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에 부여되는 이 제도는 단순 중개를 넘어 기업금융 중심의 투자은행(IB)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을 실물 경제로 연결하는 핵심 통로로서 위상이 커진 배경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통한 자금 흐름과 기업금융 연결 구조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6a0e719493e257.jpg)
현재 종투사는 10개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일부 증권사(한투·미래·NH·KB·키움·하나·신한)는 발행어음을 활용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종투사의 자금 기반을 빠르게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구조상 한계도 분명하다. 만기가 짧은 자금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장기 투자에는 제약이 따른다. 이 때문에 종투사들은 발행어음과 함께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병행하며 자금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폐쇄형 구조인 IMA는 일정 기간 자금이 묶이는 대신 보다 안정적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금융 투자와의 결합도가 높다.
따라서 발행어음이 유동성 확보에 강점을 가진다면, IMA는 실제 투자에 투입되는 ‘중장기 자금’ 성격이 짙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IMA를 선보이며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모집했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 중심의 상품으로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았다. NH투자증권도 기업대출과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한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합류했다. 동일한 IMA 구조 안에서도 자산 구성과 운용 방식에서 차이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결국 조달 수단이 다양해진 만큼, 경쟁의 초점도 자연스럽게 운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했느냐보다 이를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과 IMA를 결합해 기업대출, 인수금융, 회사채 투자 등 전통적인 IB 영역으로 자금을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비중을 유지하면서 기존 대체투자와 글로벌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공격적인 투자 수단이라기보다 유동성 기반을 보완하는 역할에 가깝다.
키움증권과 하나증권은 모험자본 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벤처·혁신기업 투자로 확장하고, 지분 투자와 펀드 출자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부터 성장 단계까지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이처럼 같은 제도 안에서도 전략은 뚜렷하게 갈린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금융 비중을 확대하는 곳, 안정성을 우선해 자산 배분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곳, 벤처투자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는 곳 등 방향이 다르다.
발행어음의 특성상 짧은 만기의 조달 구조를 감안하면 단순히 자금을 얼마나 모으느냐보다 이를 어떤 자산에 배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투자 대상의 신용도와 구조, 산업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IB 역량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이유다.
따라서 이제는 그 자금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다. 종투사는 이 과정에서 단순한 중개자를 넘어 자금 흐름을 설계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