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시총 4대그룹 한화를 관찰하다 든 생각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요즘 LG와 한화의 시가총액 순위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화 주요 계열사 시총이 지난달 LG를 넘어선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격차를 20조원 이상으로 벌렸다.

중동발 전쟁 위기가 방산 사업 비중이 큰 한화 시총을 끌어올리면서 LG를 밀어낸 결과다. 물론 ‘4대 그룹’의 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공정자산 순위에 따른다.

기자수첩

그럼에도 최근 10년간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투자를 통해 빠르게 몸집을 키운 한화가 전통의 4대 그룹 멤버인 LG를 시총으로 앞질렀다는 점은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다.

LG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함께 1960년대 이후 한국 산업화를 이끌어온 축이다. 반면 한화는 비교적 후발주자다. 그 격차를 시가총액으로 뒤집은 흐름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한국은 공정위가 매년 자산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순위를 발표한다. 반면 미국은 정부가 기업 순위를 정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기업 가치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처럼 시기마다 시총 1위 기업이 바뀌는 것은 시장이 미래 가치를 다시 평가한 결과다.

이 차이는 기업의 현재를 볼 것인지, 미래를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의 차이다.

한국의 재계 순위는 태생부터 이와 거리가 있다.

고도성장기 이후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자 이를 규제할 기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계열사 자산을 합산해 기업집단 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부거래와 지배구조를 관리해왔다. 재계 순위는 시장 평가가 아니라 규제를 위한 행정 기준에서 출발했다.

문제는 이 기준이 단순한 지표를 넘어 사실상의 서열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재계 순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대표 자격’에 가깝다.

오는 19일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도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그룹은 국빈 순방과 비즈니스 포럼, 청와대 오찬·만찬 등 국가 핵심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왔다. 재계 순위가 사실상 한국 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사절단에는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참여하지만, 4대 그룹은 그동안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군으로서 보다 특별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이처럼 큰 기회와 위상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지금의 재계 순위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미·중 갈등,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긴장 등 외부 변수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방산 산업 역시 수출 확대를 기반으로 고객이 다변화되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대응 속도는 크게 갈리고 있다. 어떤 사업에 얼마나 빠르게 올라타느냐에 따라 시장 평가가 달라지는 국면이다.

이처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의 현재 규모를 보여주는 자산뿐만아니라 시장이 평가하는 미래 가치도 감안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시장에서는 이미 다른 순위가 쓰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시총 4대그룹 한화를 관찰하다 든 생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