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완제품 업황 부진 속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하며 인력 재편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71년생 CL4(부장급)부터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스마트폰과 TV, 가전, 의료기기, 네트워크 사업부 등 DX 전반에 걸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은 개별 면담을 통해 진행되며 조건에 따라 보상 규모가 달라진다.
기본 위로금은 3억원대 후반 수준이 상한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 면담 결과에 따라 추가 보상이 더해지는 구조다. 일부 사례에서는 추가 금액이 얹어지며 총 보상 규모가 수억원대로 확대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PSU)과 연말까지 급여 지급, 최대 6개월 유급 휴직 등이 포함된 조건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러 차례 면담을 실시했더라도 직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희망퇴직은 이뤄지지 않는다.
희망퇴직 대상 범위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 내부 일부 조직에서는 CL4뿐 아니라 연차가 높은 CL3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면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급보다 연차와 근속을 기준으로 대상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DX부문 내부에서도 인력 조정이 병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이달 초 일부 직원을 삼성디스플레이로 전환 배치했다.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직 효율화 차원의 조치로 해석된다.
사업부 간 채용 흐름도 엇갈린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는 신입 인력이 집중 배치되는 반면, DX부문은 일부 사업부를 제외하면 신규 채용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를 제외하면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사업부 간 온도차는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반면, DX부문은 수익성 둔화로 인력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DS에서는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반면 DX에서는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등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완제품 사업 부진의 배경에는 경쟁 구도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TCL의 국내 진출은 글로벌 시장을 넘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본진’인 한국 가전 시장까지 중국 업체들이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내수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영회계법인(EY)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은 보완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전환됐다”며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은 한국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수출 국가인 한국의 가장 큰 위협은 차이나테크”라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희망퇴직 방식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그동안 희망퇴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내부 면담을 통해 알음알음 진행해왔다"며 "사회적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면담 대상 확대 정황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이번 인력 재편 규모가 예년보다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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