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글로벌 AI 전환(AX) 시장 공략 전략으로 '부품(SDK) 공급자'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지 기업이 완성된 AI 솔루션 개발과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고, 한컴은 보안·문서 AI 등 핵심 기술 공급에 집중하는 구조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지난 8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2026 재팬 IT 위크 스프링'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컴]](https://image.inews24.com/v1/ec2daf1fdeae21.jpg)
김연수 한컴 대표는 지난 8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2026 재팬 IT 위크 스프링'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현지 기업이 고객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에 비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완성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완성차를 만들 수 있는 핵심적인 부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한컴은 기술과 품질을 책임지는 구조로 가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DX 초기 단계…SDK로 공공·금융 겨냥"
한컴은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일본의 공적 개인인증(JPKI) 플랫폼 사업자인 사이버링크스와 AI 안면인식 솔루션 '한컴오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기술 검증을 마쳤다.
김 대표는 "사이버링크스라는 레퍼런스를 확보한 만큼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공공·금융 이외 유통·리테일·민간 금융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이버링크스와 추가 MOU를 맺고 머니파트너스솔루션즈, 선디지털시스템과도 새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으로는 디지털 전환(DX) 속도를 꼽았다. 김 대표는 "일본의 금융 디지털화가 한국보다 다소 늦었던 만큼 지금 투자 규모가 크고 빠르다"며 "그 타이밍에 맞춰 일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이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 단계에 접어든 반면, 일본은 여전히 종이 문서와 아날로그 데이터의 디지털화가 우선 과제인 기업이 많다.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AI 기능만 추가할 수 있는 SDK 방식이 공공·금융 중심의 일본 시장 특성과 맞닿아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보안이나 데이터 주권 이슈로 시스템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공공·금융 환경에서는 전체 플랫폼을 교체하는 방식보다 필요한 기능만 연동하는 구조가 현실적"이라며 "API 기반으로 AI 기능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에서 한컴이 전면에 내세운 제품은 안면인식 솔루션 ‘한컴오스’다. 스페인 AI 생체인식 기업 페이스피(FacePhi) 기술을 기반으로 한컴과 한컴위드가 공동 개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별도 동작을 하지 않아도 정면 이미지 한 장으로 위변조를 판별하는 ‘패시브 라이브니스’ 방식이 특징이다. 일본 내 유일하게 위변조 공격 저항성을 검증하는 국제 표준 인증인 iBeta PAD Level 2를 보유하고 있다.
또 SDK 형태로 제공돼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API 연동만으로 비대면 본인확인(eKYC)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2027년부터 마이넘버 카드 기반 신원확인을 고도화하는 정책과 맞물려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현지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기술력이 검증돼 있어도 일본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신뢰도 높은 현지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AX는 ROI 싸움…수치로 증명해야 시장 확산"
김 대표는 AX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경영 방식의 변화로 규정했다. 특히 투자 대비 효과(ROI)를 수치로 입증하는 것이 시장 확산의 핵심 조건이라고 봤다.
그는 "한 명이 세 명분의 일을 한다고 해서 3배의 임팩트를 줬다고 볼 수 없다"며 "특정 직무별로 AX 전환 효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제공해야 경영진이 비용을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컴이 현재 직무별 AX 전환 효과를 정량화하는 '경영 방정식'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접근은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으로 이어진다. 특정 LLM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AI 기술과 기존 시스템을 연결해 업무 흐름 전체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LLM은 AI에 필요한 기술 모듈 중 하나일 뿐"이라며 "고객 시나리오와 인프라 환경에 따라 최적의 AI를 연결하고 전체 워크플로우를 설계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문서 AI 분야에서는 오픈소스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한컴은 2025년 9월 오픈데이터로더 PDF를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올해 3월 v2.0을 추가 공개했다. v2.0은 종합 정확도 90%, 읽기 순서 인식 94%, 표 추출 정확도 93%를 기록했다.
이는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서비스에서 답변 정확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일본의 관공서나 금융 문서는 표 구조가 복잡하고 병합 셀이 많아 처리 난이도가 높다”며 “한컴은 이런 문서 환경을 오랜 기간 다뤄온 경험을 기반으로 표 추출과 구조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수익 모델은 오픈소스와 상용 솔루션을 결합한 구조다. 김 대표는 "오픈소스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고도화된 기능과 안정성은 상용 영역에서 제공한다"며 "SDK 라이선스, API 과금,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AX 전환과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규모감 있는 M&A도 준비 중"이라며 "진전되는 대로 연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AX 시장은 기술 경쟁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 적용되는 구조 경쟁"이라며 "부품 전략과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시장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지난 8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2026 재팬 IT 위크 스프링'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컴]](https://image.inews24.com/v1/2ef718c285926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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