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가 고위험 임산부 미수용 사고를 계기로 필수의료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대구시는 9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김정기 권한대행 주재로 ‘대구지역 필수의료 현안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산모·신생아를 포함한 응급의료 대응 체계 개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발생한 고위험 임산부 이송 지연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임산부는 복통으로 119에 신고했지만 관내 병원 7곳에서 수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타 지역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첫째 아이는 사망하고 둘째는 저산소증 뇌손상 우려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회의에는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등 지역 주요 의료기관과 소방, 응급의료 관계자들이 참여해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협력체계 △중증응급환자 이송 시스템 △골든타임 확보 방안 등을 집중 점검했다.
먼저 대구시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인프라를 확대한다. 산모·태아 집중치료실과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전문 인력 운영 비용을 지원해 필수 진료과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주요 병원들은 병상을 최대 40% 이상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필수의료 전공의 수당을 상향하고, 치료 난이도에 따른 보상체계를 중앙정부에 건의해 의료진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응급환자 이송 체계도 대폭 손질된다. 기존 다중이송전원협진망의 한계를 보완해 고위험 산모 등 특수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전용 이송체계’를 구축하고, 의료기관 전문의와 구급상황관리센터 간 핫라인을 통해 병상·의료진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와 최적 병원 자동 매칭 시스템 도입도 추진된다. 이는 경북대학교병원 등과 협력해 진행 중인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와 연계된다.
현장 대응 역량 강화도 병행된다. 대구시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신경외과 등 특수 분야 경험을 갖춘 간호사 출신 구급대원을 상황관리센터에 우선 배치하고, ‘구급지도의사 제도’를 고도화해 현장 판단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급대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응급실 임상 실습 등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김정기 권한대행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생명이 위협받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각지대 없는 응급·공공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중앙정부에도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을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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