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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제명은 부당"⋯법원, 신반포2차 조합 '제동'


상가 조합원 제명 안건 총회 상정하자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정비사업장 곳곳서 갈등 격화하며 '조합원 퇴출' 논란 불거져
"조합원 제명해도 조합원 재산권 고려해 권리 박탈 쉽지 않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이 갈등 관계에 있는 상가 조합원을 제명하려다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비사업장에서 아파트와 상가 조합원 간 갈등과 내홍이 잇따르는 가운데,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는 조합원을 제명해 사업 속도를 내려는 시도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합원 제명 안건이 총회 의결을 받더라도 재산권을 가진 조합원의 권리를 실제 박탈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은 상가 조합원 A씨에 대한 제명 안건을 총회에 부치려다 실패했다. 해당 안건은 대의원 120여 명 중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 총회 안건으로 올라왔다. 대의원 120여명 중 상가 조합원은 8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아파트 조합원이다.

하지만 이 안건은 총회 하루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1부의 판결로 의결에 부쳐지지 못 했다. 조합원 A씨가 제기한 '총회 안건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던 것이다.

신반포2차 아파트 너머로 반포 원베일리 아파트가 보인다. 2024.10.14 [사진=이효정 기자 ]

조합원 A씨는 "지난해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도급 계약을 체결할 당시, 아파트 미분양 시 시공사가 현물로 인수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상가는 제외됐다"며 "서초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조합이 행정지도를 받았다. 이외에도 상가 소유의 부지를 활용한 문제와 관련해 조합과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조합이 나를 이사직에서 해임한 데 이어 고소를 진행했고, 이번에 조합원 제명까지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조합이 내세운 제명 사유가 부당하다고 봤다. 조합 측은 A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조합원의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채권자(A씨)의 행위로 사업이 지연돼 조합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주장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얼마나 사업이 지연됐는지 등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조합원 제명 처분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구성원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조합 전체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종적인 수단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반포2차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

조합원 제명 추진 사례는 비단 신반포2차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다.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조합원 제명 안건이 상정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이촌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조합 총회에서는 일부 조합원의 제명 안건이 가결된 바 있다. 압구정3구역에서도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주민참여감시단'이 지난해 11월 제명 위기에 처하자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갈등이 격화하기도 했다.

관련법상 조합원 제명 자체는 가능하다. 정관에도 관련 내용이 명시되는 게 일반적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40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조합원의 제명·탈퇴 및 교체' 사항을 정관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표준 정관에도 조합원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르거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조합에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경우 총회 의결을 거쳐 제명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신반포2차 조합 정관도 마찬가지다.

다만 조합원 제명 안건이 총회에서 의결을 받아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조합원이 해당 사업지의 토지 및 건축물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어 조합원 제명 안건 의결로 곧바로 강제 현금 청산이나 향후 조합원 분양 시 불이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서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조합원의 제명 안건이 총회에 상정돼 의결된다면 해당 조합원에게 심리적 압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의결된 조합원 제명 안건의 효력이 인정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조합원의 핵심적인 권리인 재산권을 박탈하기 위해서는 아주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객관적인 사유가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지에서는 과거 조합과 상가 조합원이 사실상 같은 편에서 소송에 대응해왔던 이력이 있어 이번 갈등이 더욱 눈길을 끈다. 과거 일부 아파트 조합원들이 상가 자산가치 산정비율(0.1)에 대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을 냈을 당시, 조합과 상가는 같은 입장이었다.

1심 재판부는 조합원 100%의 동의 없이 상가 조합원의 산정 비율을 완화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조합과 상가 조합원이 패소했는데, 2심 재판부는 조합원 과반수 찬성의 결의에 따른 비율 산정 기준엔 절차상 하자 없다는 취지로 판시해 승소했다. 상고심에서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마무리되면서 2심 결과가 확정됐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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