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소송 아닌 구조 변화…포스코, 위험의 외주화 해소


원하청 구조 개선…사내하도급 문제 정면 대응
대법원 판결에도 갈등 지속…구조 개편 필요성 확대
정부 노동 기조 맞물린 선제적 대응 분석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포스코가 협력사 현장 인력의 직고용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검토는 단순한 인력 운영 방식 변경을 넘어, 10년 넘게 이어진 사내하도급 소송과 현장 갈등을 구조적으로 정리하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또 위험의 외주화 해소를 위해 회사가 나섰다는 데 의미를 더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해당 사안을 “단순 소송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규정하고, 장기 소송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힌 점도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꼽힌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10년 넘게 이어진 사내하도급 소송

5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사내하도급 문제는 2011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2022년 7월 대법원은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 사건에서 포스코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포항제철소 역시 항소심과 대법원 판단을 거치며 유사한 취지의 판단이 이어졌다.

포스코는 해당 판결에 따라 일부 인력을 직접 고용했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직고용 이후에도 직군 분류와 처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관련 소송은 계속됐다. 선행 판결을 근거로 한 유사 소송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누적 소송 참여 인원은 2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제기된 소송 참여 인원만 수천명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며, 일부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고 추가 소송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사건에서 원청 책임이 인정된 만큼 개별 대응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송이 반복될수록 법률 비용과 노사 갈등, 현장 불확실성이 동시에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커진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상황 인식을 반영한 발언으로 읽힌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앞줄 오른쪽) 지난 1월 2일 새해 첫 행보이자 현장경영의 일환으로 포항제철소를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사진=포스코그룹]

현장 경험 기반…정책 환경과 맞물려

장 회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강구조연구소장과 양 제철소를 관할하는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거친 현장 중심 경영자 출신으로, 생산 공정과 협력사 운영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배경이 사내하도급 문제를 단순한 법적 분쟁이 아닌 현장 구조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장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2022년 대법원 판결 이후 직고용이 이뤄졌지만 직군 차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가적인 방향성 정리를 시사했다.

다만 사내에서는 직고용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기존 정규직 분류인 E직군(현장), P직군(사무) 외에 새로운 직군을 신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감지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후 나서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자동차 이어 철강도 고용 구조 개선

이번 결정은 정부의 노동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노총과 간담회에서 “한국 사회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라며 “원청-하청, 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여전히 큰 과제”라고 밝혔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원·하청 간 격차 축소를 정책 핵심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부 역시 개정 노조법 시행을 통해 원청의 교섭 책임을 확대하고, 간접고용과 불법파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기업들이 사내하도급 구조에 대한 부담을 선제적으로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 역시 장기 소송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직고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유사한 사례는 다른 산업에서도 확인된다.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2023년 노사 합의를 통해 사내하청 인력 직접고용을 결정하고, 2024년부터 약 1000명을 본사 소속으로 채용하며 고용 구조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10년대 초반 시작된 불법파견 소송과 2022년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협력업체 인력을 직접 고용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간접고용과 사내하도급 구조가 원·하청 간 임금과 고용 격차를 확대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식상 도급계약이라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원청의 지휘·명령이 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고용관계와 유사한 구조가 형성돼 왔다"고 분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소송 아닌 구조 변화…포스코, 위험의 외주화 해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