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불복해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절차적 정당성이 의심되기는 하지만 무효로 볼 정도의 중대한 하자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자신을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6.3.2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b565205ad7831.jpg)
서울남부지법 민사 51민사부(재판장 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3일 주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제출된 소명자료만으로는 국민의힘이 당헌, 당규에서 정한 절차를 현저히 위반했다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현저히 잃은 심사를 했다는 등의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선 컷오프 과정에서의 자격심사나 표결절차 등에 다소간의 잘못이나 이례적인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인정했다. 회의록에 표결에 대한 반대표와 기권표 수가 전혀 기재돼 있지 않고 단순히 "의결사항 : 가결"이라고만 기재돼 있거나 속기나 녹음파일 등도 없다는 것이다. 이정현 당시 공관위원장이 회의 도중 장동혁 대표와 전화통화를 한 뒤 공관위원들의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한 점, 일부 공관위원들은 이해관계를 이유로 논의과정에서는 빠졌다가 표결에만 참여한 점 등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컷오프 결정 내용을 무효라고 볼 만한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규를 명백히 어기지는 않았다는 게 이유다.
재판부는 "당규에 따르면 중앙당 공관위 심의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의결은 원칙적으로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 외에 표결과 집계방법, 회의록 작성 의무 등에 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표결절차에 참여한 공관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대규모 집합회의체가 아니기 때문에 위원장이 반대의견이 있는지를 물어 자발적으로 반대, 기권 의사를 표시한 의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을 찬성의 입장으로 정리한 것이 결정 효력을 무효라고 볼 정도의 중대하고도 명백한 위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 전 위원장과 장 대표의 전화통화에 대해서도 "공관위원들은 당헌과 당규에 따라 독립해 직무를 수행한다"면서 "비록 표결에 앞서 더 많은 정보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적절하지만 공관위원장이 당대표와의 통화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다른 공관위원들의 결정도 유보됐거나 기권 의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주 의원은 공관위원들이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하거나 분위기에 위축돼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컷오프로 결정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소명기회 부여는 정당의 자율성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공관위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배제사유가 주 의원의 생각과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면접심사를 통해 기본적인 진술 기회는 부여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심사기준 자체가 객관적인 합리성을 현저히 잃었다고 보기 어렵고 주 의원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정치 전방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관위 판단이 자격심사 기준에 따른 평가를 완전히 무시하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작동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주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법원의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법원의 이번 가처분 기각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공천배제결정 효력정지 신청을 인용한 김영환 충북지사 사례를 언급하면서 "같은 공천 배제 문제를 두고도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 데 대해 많은 당원과 시민들께서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법부가 우리 정당의 비민주성, 정치권의 끝없는 공천 농단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면서 "이 결정대로라면 정당은 절차위반 사안 외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도록 길이 열린 셈"이라고도 했다.
추후 행보에 대해서는 "재판부의 결정문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분명한 것은, 이번 판단이 곧 이번 공천의 정당성까지 모두 확인해 준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면서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과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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