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혼란을 넘어 무기력 국면으로 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선 문제에 공천 잡음까지 당을 둘러싼 악재가 잇따르면서다. 당 내에서는 선거를 총지휘하는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해법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토로와 함께 '리더십 교체 외에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까지 흘러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d37d409d73bb0.jpg)
당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한 의원은 29일 통화에서 "PK도, 당도 자포자기로 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지선이 두 달 남았는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장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이상 계속 마이너스로 갈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 리더십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또 한 차례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가장 상징적 계기는 지난 25일 장 대표가 장애인·노인 비하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당권파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을 전격적으로 재임명한 결정이었다. 당 안팎에선 장 대표 스스로 리더십 훼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당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지선 앞 당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박 대변인을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재재 공모' 끝에 가까스로 공천을 신청한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후보 등록 조건으로 박 대변인의 경질을 요구했을 정도다. 장 대표가 지난 14일 6개월 임기를 마친 박 대변인을 포함한 대변인단의 재임명을 보류하면서 이 요구를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는데, 결국 이를 뒤집고 재임명을 강행하며 '당권 강화'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진행된 '광역의원 비례 청년 공개 오디션'에 당이 개그맨 이혁재 씨를 심사위원으로 참여시킨 것도 논란이 됐다. 과거 폭행·계엄 옹호 논란에 휩싸인 이 씨는 지난 26일 오디션 본선에 이어 28일 결선 심사에도 참여했는데, 장 대표는 별 조치 없이 이 씨를 비롯한 심사위원들에게 "공정한 평가를 당부한다"고만 했다. 이 씨는 결선 심사 과정에서 "장 대표 중심으로 지선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 역시 내부 갈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6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과 현역 김영환 지사가 각각 대구시장과 충북지사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며 현재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혁신공천'을 주장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원칙과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에서 경쟁력을 가진 후보들이 모두 컷오프되고, 충북에서는 추가 접수한 김수민 전 정무부지사를 선호하는 중앙당의 움직임에 조길형 전 충주시장에 이어 윤희근 전 경찰청장과 윤갑근 변호사까지 경선 참여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공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중재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7ce80cf0cd138.jpg)
당 악재가 쌓여가면서 일부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마땅한 후보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모두에 공천을 예고한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기존 열세 지역인 전남광주·전북에선 출마자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선거 성패를 좌유할 수도권에서도 구인난이 벌어지는 실정이다.
경기지사 후보 면접까지 마친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의 본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중앙당과 공관위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데, 유 전 의원은 강성 일색인 당의 현 상황 하에선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불출마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한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장 대표가 유 전 의원을 정말 영입할 의지가 있다면 물밑 접촉 사실을 외부에 강조하는 방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장 대표가 이미 지선 이후 당권 재획득을 염두에 두고 우군 위주의 행보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28일 재임명된 대변인단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당대표 메시지의 전달 역할을 충실히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국민의힘 지지율은 19%로, 가까스로 지켜왔던 20%선 아래로 떨어졌다.
앞의 PK 의원은 "지지율이 이렇게 될 때까지 장 대표가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이미 지역에선 당대표 방문 요청 자체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전이 본격 개시되면 지역에서 '온다는 장동혁을 막아야 한다'는 소리도 나올 수 있다"며 "장 대표가 지선 이후 어떻게 당권을 잡는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30f137a3f2c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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