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정부의 각종 규제 기조 속에서도 3월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과 한강 벨트 등 선호 지역의 거래량은 줄어든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지역의 거래가 급증하며 전체 거래량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중저가 지역의 매수세가 신고가를 만들어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다른 선호지역까지 번질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5684건으로 전월(5356건) 대비 328건(6.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4769건)과 비교하면 19.2% 늘어난 수준이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해제됐던 지난해 2월(6366건)보다는 682건(10.2%) 적은 수치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허제로 묶이는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는 견조하게 이어진 셈이다.
아파트 평균 거래 금액은 낮아졌다. 지난달은 10억9862만원으로 전월(11억7598만원)보다 7736만원(6.6%) 하락했다. 지난해 2월(14억8283만원)과 비교하면 25.9%나 낮은 수준이다.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07a3e3d608a05.jpg)
토허제와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여파로 15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가 상대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해 대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집값에 따라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이며,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제한되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고가 아파트는 매물로 나와도 규제 영향으로 거래 성사가 어려운 반면, 저가 아파트는 실수요자들이 매수 기회로 여기면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탄탄한 실수요층이 지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남산에서 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5803b1c56d631.jpg)
25개 자치구별로 거래 건수를 분석해 보면, 노원구의 지난달 거래량은 800건으로 전월(523건) 대비 53.0%(277건) 증가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351건) 대비로는 127.9% 폭증한 수치다.
이어 강북구가 158건으로 전월 대비 28.5% 늘어나며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은평구는 328건으로 전월 대비 22.8%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4.4% 급증했다. 이외에도 구로구(21.2%), 광진구(20.6%), 영등포구(19.2%), 도봉구(16.8%) 순으로 전월 대비 증가세가 뚜렷했으며, 성북구(12.9%)와 관악구(12.4%)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 벨트의 거래량은 대체로 감소했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달 143건 거래되며 전월(205건) 대비 30.2% 줄어들어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842건)과 비교하면 83.0%나 급감한 수준이다.
이어 중구가 전월 대비 23.4% 줄어든 59건, 송파구가 22.1% 줄어든 265건을 기록했다. 동대문구(-20.0%), 금천구(-16.9%), 서대문구(-14.4%), 서초구(-12.0%), 마포구(-11.9%) 등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가격 측면에서는 눈여겨볼 만한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상승세가 주춤했던 지역들의 오름폭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3월 5주까지 관악구 아파트값은 누적 3.31%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0.04%)보다 눈에 띄게 올랐다. 이는 서울 전체 평균(2.03%)보다도 높은 수치다. 성북구(3.3%), 영등포구(3.08%), 강서구(3.05%)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신고가 경신 사례도 눈에 띈다. 노원구 월계동의 재건축 단지인 '미륭·미성·삼호3차(미미삼)' 전용 59㎡는 지난달 10일 11억원(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전용 84㎡는 지난 20일 14억원(21층)에 거래되어 지난 1월의 신고가인 12억5000만원(15층)을 두 달 만에 1억5000만원 경신했다.
이에 비해 강남3구는 5주 연속 하락하면서 강남구는 올해 들어 누적 기준 0.11% 상승했다. 송파구와 서초구는 같은 기간 1.02%, 1.12% 올랐다. 강남권에서도 소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신고가 기록이 나오기는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시세 대비 저렴한 급매물이 나오면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오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서울 전체 집값 상승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점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외곽 지역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노도강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와 같은 지역의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고,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 현상까지 더해진다고 볼 때 더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문위원은 "강력한 규제 속에서도 곳곳에서 신고가가 나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값이 대세 하락으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른 지역까지 전반적으로 밀어올리기가 될 가능성까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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