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국산 제네릭(복제약) 등 의약품 약가를 45%대까지 인하하는 개편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계는 국민의 재정 부담을 낮추려는 취지는 이해하나,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체계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이 26일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26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6bdca9540d0db.jpg)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정심 전체회의를 열고 제네릭, 특허 만료 의약품 등의 약가 산정 비율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방안을 의결했다. 2012년 일괄 인하 이후 14년 만의 개편이다.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목표로, 약가 인하로 확보된 재정 여력을 통해 신약 급여를 확대하고 필수의약품 공급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이다. 제약 기업이 제네릭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R&D 투자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편의 핵심은 R&D 혁신 노력이 큰 제약사에 약가 혜택을 더 주는 구조를 도입한 점이다. 정부는 제약사를 혁신형과 준혁신형으로 나눠 우대 수준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약가 가산 60%를 최대 4년간,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50%를 최대 4년간 적용받는다. 기존 등재 의약품도 약가 재조정 시 혁신형은 49%, 준혁신형은 47% 수준의 특례를 받는다. 다만 어떤 지표와 기준으로 두 유형을 나눌지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약가 인하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일반 기업의 기등재 제네릭 약가는 올해 하반기 51%로 먼저 낮아진 뒤, 매년 2%포인트씩 떨어져 2029년 45%에 도달한다. 혁신형과 준혁신형 기업은 각각 4년, 3년간 특례를 적용받은 뒤 2032년 45%로 조정된다. 2012년 이후 등재된 의약품은 2030년부터 인하를 시작해 2036년까지 마무리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국민의 치료 접근성과 보장성은 높이고 약품비 부담은 낮출 것"이라면서 "R&D와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노력에 대한 보상 체계도 마련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도약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제네릭 약가 인하, 계단식 조정 등 구체적인 수치와 일정이 제시됐으나, R&D 투자 유도나 혁신형 제약기업 우대 방안은 추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제네릭 중심 구조를 개선하고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보상이나 투자 혜택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이 26일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26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60b19f65ec1a4.jpg)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전문의약품(ETC) 중심 제조·생산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대에 그친다. 협회 등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그동안 약가를 10% 정도 낮추는 수준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부담이 더 크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현재 제네릭 약가 산정 비율은 53.55%인데, 이를 45%로 낮추면 겉으로는 8.55%P 차이다. 그러나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받던 53.55에서 8.55가 줄어드는 것이어서, 실제로는 약 16%를 덜 받게 된다는 논리다.
비대위 관계자는 "16%의 약가인하 기본 산정율이 결정된 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개편안에는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도 마련돼 유의미하지만, 약가 인하로 인해 산업계가 감당해야 할 피해 규모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으로 산업계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분석할 필요 있다"고 짚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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