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결렬되면서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상생노동조합원(이하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율이 90%를 넘었고, 파업이 가결되면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압박에 들어갈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노조 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성장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https://image.inews24.com/v1/36e3ca21d79479.jpg)
임금 인상·경영권 개입을 둘러싼 갈등
29일 삼성바이오 노조에 따르면, 파업 찬반 투표는 지난 23일 정오부터 시작돼 이날 오후 6시 종료된다. 투표 참여 조합원 과반수 이상(75%)이 찬성해야 파업이 가능하다. 투표율은 27일 오전 90%를 넘었으며, 내부적으로 파업 지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노조 가입자 수는 3689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약 75% 차지하고 있다.
노사 간 교섭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총 13차례 진행됐지만, 합의안에 도달하지 못했다. 양측 간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당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주요 경영·인사권을 행사할 때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는 조건도 내걸었다.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압도적 부가가치에 걸맞은 독자적인 보상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며 "과도한 욕심이 아니라, 영업이익 50% 상승이라는 압도적 실적을 위해 현장에서 헌신한 조합원들의 정당한 몫을 찾기 위한 요구"라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6.2% 임금 인상안(기본 4.1%·성과 2.1%) △격려금 200% 지급안 등을 제시했다. 향후 더 커질 글로벌 바이오 CDMO(위탁생산개발) 수요와 이에 따른 대규모 투자·재무 여력을 고려할 때,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CDMO 산업 특성상 경영권에 대한 노조의 개입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바이오 CDMO 1위…파업 시 성장세 위축 우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CDMO 분야에서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 송도 1~5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약 78만5000리터에 달하며, 이는 단일 기업 기준으로 가장 큰 바이오의약품 제조 용량이다.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인수한 생산시설 약 6만리터 생산능력을 합산하면, 삼성바이오의 전체 생산능력은 84만5000리터까지 확대된다.
이와 같은 생산능력은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한 지 10여 년 만에 이룬 성과다. 설립 초기 100명대이던 직원 수는 현재 5000여 명으로 확대됐고,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제조 승인 건수도 350건 이상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의 CDMO 시장 입지는 지속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세계 상위 20대 제약사 가운데 17곳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수주·제조 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해 왔다. 향후 생산능력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해 세계 최대 바이오 제조업체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CDMO 서비스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상업적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체계로 운영된다.
문제는 파업으로 인해 공장이 멈출 경우 고객사들과의 수주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24시간 연속 가동과 고도의 공정 관리가 필수적이어서, 생산 중단은 단순한 일손 부족을 넘어 납기 지연과 계약 위약금, 신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은 경영 안정성과 정시 납기 준수를 CDMO 파트너 선정의 핵심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파업 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신규 수주 경쟁력 약화와 기존 고객사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망 안정성이 CDMO 파트너 선정의 핵심 요인인 만큼, 파업 등으로 인한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고객사 신뢰 하락과 계약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업계는 삼성바이오 노사 협상 과정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이 파업을 앞세워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가 감당해야 할 손실을 키우는 대신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임금 교섭이 아니라, 파업 가능성을 위협 삼아 회사의 비용 부담을 늘리고 이를 협상에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노조는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이 가결되면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단체활동에 나선다. 우선 오는 7일 쟁의행위 규약 정비를 위해 총회를 가진 뒤 21일에는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5월부터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