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 개발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하면서 비동물시험 기술의 제도적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오가노이드 플랫폼과 임상 인프라 확장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온 콜마그룹 윤상현 부회장의 바이오 사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AI 오가노이드(인공장기)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에서 언급된 업체와의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8824021bd645ee.jpg)
FDA, 동물실험 대체 지침 공개…오가노이드 활용 확대 신호탄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접근법(NAMs) 활용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초안은 2022년 12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FDA 현대화법 2.0'에 서명한 뒤 비동물시험 자료의 규제 활용 기준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FDA 현대화법 2.0은 동물실험을 일괄 폐지하는 데 초점을 둔 법은 아니다. 세포 기반 시험, 오가노이드, 오가노이드 칩, 컴퓨터 모델링 등 대체 시험법을 비임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넓히는 데 무게를 뒀다. 이번 지침 초안도 이런 제도 변화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FDA는 NAMs의 예시로 시험관 내 실험, 오가노이드·스페로이드·장기칩 같은 3차원 모델, 화학 반응성 연구, 인실리코 모델링 등을 제시했다.
지침에는 NAMs가 규제 활용 과정에서 입증해야 할 핵심 원칙도 담겼다. FDA는 △해당 방법이 어떤 규제 목적에 쓰이는지를 밝히는 '사용 맥락(Context of Use)' △인체 독성 평가와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인체 생물학적 연관성(Human Biological Relevance)' △재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술적 특성 규명(Technical Characterization)' △규제 의사결정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따지는 '목적 적합성(Fit-for-Purpose)'등을 주요 검증 기준으로 제시했다. 즉 인체 위해성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동물 사용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Organoid)가 대안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사람 유래 줄기세포나 조직세포를 3차원 배양해 실제 장기의 일부 구조와 기능을 구현한 모델이다. 동물실험은 동물 반응이 사람에게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와 윤리 문제를 지닌 만큼, 오가노이드가 유력한 대안으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윤상현의 바이오 청사진…콜마, 오가노이드·비임상 인프라 확장
이 지점에서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의 바이오 청사진이 주목된다. 지주사 콜마홀딩스는 2021년 오가노이드 기반 바이오 플랫폼 기업 넥스트앤바이오 지분 40%를 인수하며 관련 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입했다. 당시 콜마홀딩스는 넥스트앤바이오의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한 배양 키트, 신약 후보물질 효능 검증 플랫폼, 환자 맞춤형 항암제 유효성 검사 사업화와 함께 계열사 HK이노엔과의 신약 개발 시너지 창출을 제시했다.
![AI 오가노이드(인공장기)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에서 언급된 업체와의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595642c3a42976.jpg)
이후 넥스트앤바이오는 오가노이드 대량생산 기술과 약물평가 플랫폼을 고도화해 왔고, 2025년에는 GC셀과 함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미세병리시스템(MPS)을 활용한 세포치료제 비임상 평가 플랫폼 개발 국책과제에도 참여했다. 이는 오가노이드를 단순 연구 단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비임상 평가와 신약 개발에 연결하려는 콜마그룹 전략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최근 콜마그룹이 임상 인프라 확대에 나선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콜마홀딩스는 2026년 3월 우정바이오의 3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인수를 결정해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갖춘 넥스트앤바이오와 임상 시험 인프라를 보유한 우정바이오를 연결해, 윤 부회장이 구상해온 바이오 사업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는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콜마비앤에이치(이하 BNH)의 역할 변화도 주목된다. 콜마비앤에이치는 3인 각자대표 체제 전환 이후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승화 BNH 대표는 올해 1월 생명과학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CJ와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등에서 전략과 사업을 맡았던 이 대표의 이력까지 감안하면, 건강기능식품 사업 구조 재편을 하나의 생명과학 축으로 묶으려는 구상이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우정바이오 측은 "재무구조 개선과 임상시험수탁(CRO) 사업 고도화, 랩클라우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안정적 자금 조달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를 검토했다"며 "사업 이해도와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공감도, 협력 가능성을 고려해 콜마홀딩스를 제3자배정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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