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대형마트 새벽배송 금지를 풀어주자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형슈퍼마켓(SSM)부터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맹점 비중이 직영점을 넘어서는 산업 구조의 변화에도 대기업 브랜드를 쓴다는 이유로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변화하는 소비 흐름 속에서 오프라인 유통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유통법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차가 여전한 만큼 실제 추진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의 한 기업형슈퍼마켓(SSM) 입구에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733a17c58513a.jpg)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9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이를 산업통상자원지식재산소위원회에 회부했다.
해당 개정안은 현행 유통법상 규제를 적용받는 기준인 대규모·준대규모점포에서 준대규모점포를 빼는 걸 골자로 한다. 대형마트와 SSM은 오전 0시부터 10시까지 심야영업을 할 수 없고, 월 2회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하는데, SSM을 이런 규제에서 먼저 제외해주자는 것이다.
이는 현재 유통 구조에 대한 각종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2012년 대형마트·SSM 규제가 도입된 이후 유통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규제했지만, 정작 소비자는 이커머스로 떠나면서다.
![서울의 한 기업형슈퍼마켓(SSM) 입구에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92136c35cf8f7.jpg)
이와 맞물려 SSM 점포 형태도 바뀌고 있다. 올해 초 기준 SSM 전체 점포(1461곳) 중 가맹점(733곳)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커머스 확산에 입지가 줄어들자 동네 슈퍼를 운영하던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키우고자 SSM으로 간판을 바꾼 결과다.
기업 입장에서도 입지 확보나 임차료, 초기 비용 등을 고려하면 가맹 중심이 점포 확대에 유리하다.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 GS더프레시의 경우 가맹 비중이 80%를 웃돈다.
문제는 산업 구조 변화로 가맹점 비중이 커지고 있음에도 제도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SSM 업계는 개인사업자나 마찬가지인 점주들의 영업 자율권이 제한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역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직영점을 제외한 가맹점은 규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SSM은 일상용품 등 비식품군(-2.0%)에서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자금난으로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영업 상황 악화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유통채널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SSM이 전통시장에 끼치는 악영향을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데다, 6월 지방선거 등을 고려하면 정책 결정은 당분간 속도를 내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대형마트보다 SSM 점포 수가 많고,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골목상권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SSM의 가맹점 비율을 생각하면 불합리한 측면이 있는 만큼 먼저 규제를 해소해주자는 논리는 맞다고 생각한다"며 "소상공인과 관련된 지원책을 함께 내놓아 오프라인 채널이 온라인과 경쟁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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