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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부동의하라"


[아이뉴스24 배정화 기자] 인력·재정 확보와 업무 외주화 논란을 빚는 시설관리공단 설립 문제가 이번주 논의된다.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사진=제주도]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오는 25일 1차 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해 심사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2019년 6월 해당 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으나, 1년 6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2020년 말 결국 부결됐다. 당시 인력·재정 확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조례안은 하수처리시설과 같은 도내 공공 시설물을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공기업인 가칭 '제주시설관리공단'을 설립·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공영버스 관리는 제외됐다. 행안부의 의견을 반영해 1실 2본부로 조정하고, 인력 규모도 647명에서 387명으로 줄었다. 기존 공무직 직원들의 공단 전환은 하지 않는다. 대신 공단이 출범하면 300명 안팎을 신규 또는 경력직으로 채용한다.

우선 내년 1월 경영기획실을 출범한 뒤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9년까지 관련 업무를 순차적으로 이관할 계획이다. 도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통해 연간 77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도민들에게 제공되는 필수 공공서비스가 시설관리공단으로 넘어가면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경영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당기순손실과 영업수입 등을 근거로 재정건전성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확대에 따른 서민 부담이 가증될 수 있다.

서비스 요금 인상 및 인건비 축소 가능성은 질 좋은 공공서비스 제공 취지 역시 약화될 우려가 있다.

제주녹색당은 23일 논평을 내고 "제주도정은 기피 업무 외주화하는 시설관리공단 설립 대신, 도민 삶의 기초부터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녹색당은 "민간 위탁방식으로 운영되는 환경시설을 제주도가 직접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직영에서 할 수 없었던 부분은 공단 운영으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게다가 순환보직 특성상 "관련 사업에 대한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쌓이지 않는 현실은 환경시설과 하수시설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를 채용하는 개방형 인사제도, 전문직 공무원제 등의 대안이 도입되고 있음에도 공무원들의 전문성 결여, 업무 효율성 약화 이슈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정이 행정을 혁신해 신뢰를 키우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공무원들이 꺼리는 기피 업무를 공단에게 떠넘기면서 공공서비스에 대한 도정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든다"면서 "오영훈도정은 공단 설립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공무원 수를 지속적으로 늘렸고, 작년 12월에 6507명이던 제주도 공무원 정원은 약 3개월 만에 139명이 늘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최초 공공시설 증가로 행정적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시설관리공단 취지에 맞지 않게 오히려 현재 인원으로도 가능했던 업무가 더 방만하게 설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처음 논의됐던 공영버스가 빠지면서 애초 시설관리 공단 설립 타당성을 검토했던 조건이 달라졌고, 공무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등 애초 계획과 바뀐 부분에 따라 타당성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지역 시설관리공단의 경우 관리 효율성 제고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공단 운영을 위한 재정 투입이 늘고 관리·감독을 위한 행정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녹색당은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인 공단에서 채용 비리 등의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운영방식별 성과들을 분석한 한 논문은 운영방식에 따른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다며 서비스의 성격과 지자체별 특수성, 서비스 이용자의 욕구 등에 따라 적합한 운영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지역에 다 있기에 제주에서도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도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며 "오영훈도정은 첨단 산업, 미래 먹거리 산업을 강조하면서 관련 산업에 행정력을 집중해 온 반면, 우리 생활에 가장 기초가 되는 하수, 쓰레기 문제는 공단으로 넘기려는 구상은 기피 부서를 외주화하면서 골칫덩어리를 떠넘기려는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회는 지금의 시스템에서 전문성을 쌓고 운영의 효율적인 혁신은 불가능한 것인지 공단의 방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며 "그 전에 성급하게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를 통과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제주=배정화 기자(bjh988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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