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게임업계에서 히트작 개발 담당자들에게 최고경영자(CEO)와 맞먹거나 그 이상의 보상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임업계 특유의 '성과주의 보상 제도'가 강화된 결과다.
![이성구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왼쪽), 장태석 크래프톤 본부장(오른쪽) [사진=엔씨소프트, 크래프톤]](https://image.inews24.com/v1/0d8fcdcb7150d3.jpg)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에서 '배틀그라운드' IP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장태석 본부장은 지난해 61억 6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창한 대표(80억원)에 이어 크래프톤 임직원 연봉 순위 2위를 차지했으며,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5억 1800만원)보다 높았다.
장 본부장의 경우 기본급은 소폭 증가했으나 성과급이 전년 대비 40억원 넘게 상승했다. 배틀그라운드 IP 매출이 역대 최대를 경신한 만큼, 단기 성과급과 장기 성과급(RSU)이 반영된 결과다. 크래프톤은 "펍지(배틀그라운드) 라이브 서비스와 다수의 제작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성과를 반영했다"며 "우수 인재 유지와 동기부여,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에서는 이성구 수석부사장(CBO)이 박병무 공동대표(20억 900만원)보다 많은 25억 1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 CBO는 엔씨의 최대 캐시카우인 '리니지M', '리니지2M' 등을 개발한 인물로, 현재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등 신작 IP 개발도 총괄하고 있다.
이 CBO 역시 단기·장기 성과에 대한 성과급이 반영됐다. 엔씨는 "글로벌·법인 단위 재무 목표 및 전략 과제 달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당사를 대표하는 신규 IP 창출에 혁혁한 기여를 한 사우들을 선정해 장기적으로 보상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 외에도 지난해 '뱀피르' 등의 신작을 성공시킨 권영식 넷마블네오 사장(19억 4100만원)이 김병규 넷마블 대표(5억 700만원)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으며, 시프트업에서는 '승리의 여신: 니케' 개발을 총괄하는 유형석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김형태 대표(5억 3300만원)보다 많은 7억 5200만원을 수령했다.
게임사의 경우 기본급과 별개로 게임의 장·단기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지급되거나, 넥슨의 '신규 개발 성과급(GI)'처럼 정례화된 경우도 있다. 넥슨은 지난 2024년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디센던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개발진에게 GI 명목으로 총 16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엔씨의 경우 지난해 '아이온2' 개발·서비스를 담당한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월 급여 200%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게임 이용률 감소(50.2%) 등으로 신작 성공률이 낮아지는 추세인 만큼, 신작 흥행에 대한 성과 보상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히트작이 귀해지는 만큼 히트작을 개발하는 핵심 인력에 대한 보상도 증가하는 것이다.
다만 성과주의 강화가 저성과자나 비핵심 인력에 대한 고용 불안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들의 성과주의 강화는 우수 인력을 보호하는 장점도 있지만 게임의 단기적인 성과만 종용하게 되는 측면도 있다"며 "AI로 게임업계 고용 불안이 증가하는 상황과 맞물리면 나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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