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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이 달라졌다"…한국 경제 바꾸는 머니전쟁


[창간 26주년] 부동산 일변도에서 ETF·연금·해외 주식으로 분산
AI·반도체·방산 등 신성장 산업으로 투자 축 이동

[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우리나라 자산시장의 오랜 전제, '돈은 결국 부동산으로 모인다'라는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2020~2021년 전국 공동주택 가격이 2년간 30% 이상 폭등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자본의 무게 중심이 금융과 미래 첨단 산업으로 이동하는 '구조 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2026년 시중 통화량(M2)은 4565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 자산의 약 74%가 부동산에 묶인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그런데도 부동산 시장으로 추가 유입 동력은 예전만 못하다. 추가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 여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부동산 시장 내부의 질적 변화도 뚜렷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중소 금융권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30%를 웃돌아 경고등이 켜졌다.

미분양 위험 속에서도 서울 특정 지역 거래량만 급증하는 양극화 현상은 자금이 시장 전체가 아닌 수익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곳으로만 흐르는 선별적 이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에서 금융·산업 투자로 이동하는 자본 흐름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챗GPT-제미나이]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에서 금융·산업 투자로 이동하는 자본 흐름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챗GPT-제미나이]

자산가들의 투자 행태 변화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KB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재산 축적 방식은 부동산 시세 차익에서 사업소득과 금융투자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실제로 자산관리 관심사 중 부동산 투자 비중은 2011년 42.2%에서 2025년 14.8%로 줄었다. 2025년 기준 부동산 자산 비중은 54.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감소세로 돌아선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 자리를 금·예술품·가상자산 등 대체 자산과 금융 상품이 채우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주식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2024년 말 173조원이었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 규모는 2026년 3월 현재 약 387조원에 이르렀다. 불과 1년여 만에 2.2배 급증했다. 순자산 1조원 이상의 대형 ETF 종목도 34개에서 79개로 늘었다. 금융시장의 깊이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50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 시장도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 배당형으로 빠르게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자산 역시 130조원을 돌파해 장기 자본이 자본시장으로 들어오는 핵심 통로가 됐다.

부동산을 떠난 자본은 이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모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온디바이스(장치 탑재) AI 확산에 힘입어 실적으로 증명하는 핵심 투자 축으로 올라섰다.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망 구축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 인프라도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했다. 방산 섹터는 압도적인 수주 잔액에 기반해 실적 가시성을 확보하며 스마트머니를 끌어당기고 있다.

스마트머니는 주로 기관투자자·헤지펀드·숙련된 매매자 등 정보력과 분석력에 기반해 시장 흐름을 빠르게 읽고 매매하는 자금을 말한다.

이제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의 변화를 단순한 자산 이동이 아닌 우리 경제의 구조 대전환으로 보고 있다.

가계 자산이 부동산이라는 부동(不動)의 자산에서 벗어나 연금과 ETF를 거쳐 산업 현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의 흐름이 바뀌면 대한민국 경제의 투자 지형도 완전히 새롭게 그려진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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