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리서치 및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Messari)가 회사의 방향을 'AI 네이티브' 중심으로 재정비한다. 이번 변화의 상징은 최고경영자 교체다. 메사리는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디란 리(Diran Li)를 새 CEO로 선임했고, 2024년 7월부터 임시 CEO를 맡아왔던 에릭 터너(Eric Turner)는 앞으로 고문 역할을 맡게 된다. 회사는 이와 함께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메사리는 그동안 암호화폐 업계에서 대표적인 리서치 기업 중 하나로 꼽혀왔다. 프로젝트 분석, 시장 데이터, 산업 리포트 등 다양한 정보를 기관 고객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제공해왔고,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적지 않다. 코빗 리서치센터 역시 메사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메사리 리서치 아티클을 한국어로 번역·발간할 정도로, 메사리는 신뢰도 높은 글로벌 크립토 리서치 브랜드로 자리 잡아왔다.
이런 회사가 이제는 단순한 리서치 기업을 넘어 'AI 네이티브 크립토 리서치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변화가 단순히 유행을 좇아 AI 기능 몇 개를 추가하는 수준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메사리의 임시 CEO, 에릭 터너가 게시한 메사리 직원 단체 사진. [사진=Eric Turner X]](https://image.inews24.com/v1/fe236446fa5ebe.jpg)
새 CEO로 선임된 디란 리는 팔란티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서 경력을 쌓은 AI 분야 전문가다. 즉, 메사리가 이번 변화를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회사의 실제 운영 방식과 제품 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그렇다면 메사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 기존 메사리는 사람이 작성한 고급 리서치 콘텐츠를 기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전통적인 Web2형 리서치 회사에 가까웠다. 애널리스트가 데이터를 조사하고 해석한 뒤 이를 아티클이나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제공하고, 고객은 월 구독료를 내고 그 결과물을 읽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메사리의 핵심 제품은 전문가의 해석과 판단이 담긴 리서치 그 자체였다.
앞으로는 이 구조가 AI 중심으로 재설계될 전망이다. 메사리는 리서치 생산 방식, 데이터 정리 방식,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 전반을 AI 중심으로 바꿔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단순히 보고서를 더 빨리 쓰겠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고객은 메사리가 만든 AI 인터페이스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직접 묻고, 실시간으로 분석 결과를 받아보는 방식에 더 익숙해질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하면, 암호화폐 시장에 특화된 고급 AI 분석 도구나 AI 챗봇형 인터페이스가 메사리 서비스의 핵심 접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메사리는 앞으로 사람 고객뿐 아니라 AI 에이전트까지 고려한 데이터 공급 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즉, 사람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보고서를 읽는 기존 방식에 더해, AI 에이전트가 메사리의 데이터를 직접 불러오고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는 형태까지 염두에 둔다는 것이다.
![메사리의 임시 CEO, 에릭 터너가 게시한 메사리 직원 단체 사진. [사진=Eric Turner X]](https://image.inews24.com/v1/c7cf671f2ff1f2.jpg)
이는 메사리가 단순한 콘텐츠 회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 시대에 맞는 데이터 인프라 제공자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이 과정에서 함께 주목받는 것이 x402다. 메사리는 기존 구독형 모델에 더해 x402 기반의 '요청 단위 결제' 구조도 도입하고 있다. x402는 코인베이스와 클라우드플레어가 함께 추진한 기술로, 인터넷 환경에서 소액 결제를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방식이다.
쉽게 말해, 어떤 데이터를 한 번 요청할 때마다 그 순간 바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를 만들기 좋다. 정액 구독 모델과 달리 필요한 정보만 그때그때 결제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AI 에이전트나 개발자가 데이터를 자동으로 호출하고 비용까지 연동해야 하는 환경에 더 잘 맞는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가 메사리 API에 특정 토큰 데이터를 요청하면, x402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식이다. 참고로 메사리는 현재 4만 개 이상의 자산 데이터를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결국 이번 변화의 핵심은 메사리가 리서치 기업이라는 본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리서치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AI 시대에 맞게 다시 짜고 있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작성한 리포트를 기관 고객이 읽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기관 고객이 AI 도구를 통해 정보를 더 빠르게 얻고, 나아가 AI 에이전트까지 메사리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셈이다.
이번 CEO 교체와 인력 재편은 메사리가'리서치 회사'라는 틀 안에 머무르지 않고,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크립토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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