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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까, 말까?" 이글루스 블로거 '술렁'


 

"짐을 챙겨 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을 것인가?"

국내 블로그 전문 서비스 중 하나인 이글루스(www.egloos.com)가 최근 사실상 SK커뮤니케이션즈로 매각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이들이 동요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연 이글루스가 싸이월드처럼 변질될 것인지, 아니면 인수 후에도 전문 블로거들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이글루스, 아니 인수주체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행보 여부에 따라 '떠나든지, 아니면 계속해서 남겠다'는 이글루스 블로거들의 상반된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까지는 주주총회에서 인수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내려지지 않았고 구체적인 운영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이글루스가 SK에 인수된 마당에 상업화의 길로 접어들지 않을 수 없고, 또 이렇게 되면 상업화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블로거들의 속성상 자칫 열혈 블로거들이 이글루스를 떠날 수 있다는 기류가 공존해 있다.

사이트에는 벌써부터 ▲이글루스에서도 도토리를 사야 하는지 ▲메신저 네이트온과의 연동이 되는 것인지 ▲이글루스에서도 배너광고 봐야 하는지 ▲만 18세 이상 가입원칙은 그대로 지켜지는 지 ▲익명성이 실명으로 바뀌는지 ▲글에 대한 저작권 원칙 등 의문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싸이월드 이용자들을 이글루스로 대거 이동시킬지 모른다", "블로거들도 일촌 파도를 타야 한다"는 등 탐탁치 않는 불편한 심기들을 드러내놓고 있다.

이에, 이글루스 운영진들은 네이트온과의 연동을 통한 개인화 기능의 강화 등 몇 가지 부문에서는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공지까지 하고 나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글루스 운영진들이 SK커뮤니케이션즈 직원이 되면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의구심은 쉽사리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특히, 과거 SK커뮤니케이션즈가 라이코스와 싸이월드를 인수했을 때 보여준 행적까지 들춰내며 향후 이글루스의 미래를 대한 갖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러 분석 중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이글루스를 인수한 결정적인 이유가 이글루스 블로거가 자체 생산하는 고품질의 콘텐츠를 어떻게 상업화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상업화는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많다.

반면, SK커뮤니케이션즈도 과거 M&A를 통한 성공적인 사후 운영모델을 갖고 있는 만큼 핵심 회원의 대거 유출을 발생시킬 만한 섣부른 상업화 정책은 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무자들의 '손맛'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영진과 기획자들이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다.

이에 허진영 이글루스 이사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그것은 시장의 분석일 뿐"이라고 여러 의혹을 일축했다.

허 이사는 "애당초 SK컴즈가 이글루스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이글루스 회원을 싸이월드식 시스템에 집어넣어 수익화를 꾀하겠다는 게 아니라, 웹2.0 시대를 맞아 개방형 플랫폼에서 도전적인 실험을 하겠다는 의도가 더 강하다"며 "이미, 블로그 시장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뻔히 아는 실패를 되풀이하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싸이월드라는 이미지가 강한 SK커뮤니케이션즈가 개방형 웹 환경에 관심이 많고 이글루스를 기폭제로 웹2.0 시대에 하나의 플레이어로 활약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현재 회원들에게 공지된 사항은 이글루스 운영진들만의 생각이 아니라 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만남을 통해 합의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글루스와 SK커뮤니케이션즈는 조만간 시장의 오해를 풀기 위해 사용자 간담회 등 회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나설 예정이다.

앞으로 이글루스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지만 '블로거를 위한 최고의 공간'이라는 기존의 서비스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게 이용자들의 바람이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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