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한국은행은 민간 소비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반등한 이후 올해부터는 점진적 개선형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 확대의 파급 경로가 약화한 점을 고려해 향후 소비 증가세는 과거 점진적 회복기보다 완만할 것으로 평가했다.
12일 한은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민간 소비 회복기는 외생적 충격 이후 억눌린 수요가 단기간에 분출하는 '위기 후 급반등형'과 금리 인하 기조, 수출 증가, 자산시장 호조, 정부 재정 여력 확대에 기반한 '점진적 개선형' 두 유형으로 나뉘었다.

위기 후 급반등형은 회복 속도와 진폭이 큰 대신 지속 기간이 평균 7분기로 짧았다. 점진적 개선형은 회복 속도는 완만하지만, 평균 12분기 정도로 더 오래 지속하는 특징을 보였다.
한은은 최근 민간 소비 흐름은 두 유형의 특징을 모두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외생적 충격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했지만, 하반기 들어 정부 부양책과 맞물려 빠르게 반등하면서 급반등형 회복의 성격을 보였다.
올해부터는 그간의 금리 인하 기조,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 증시와 소비심리 개선, 세수 확대에 따른 정부 예산 여력 등 점진적 개선형 회복기의 전형적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향후 소비 증가세는 과거보다 완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산업 간 불균형 심화로 수출 확대가 가계 소득과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로가 약화했다"며 "최근 경기 개선을 주도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은 자본집약도가 높고 생산 과정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후방 연관 효과가 작고 고용 비중도 낮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자산가격 상승이 소비로 이어지는 경로도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자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계가 소비보다 투자를 우선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도 부채 확대를 동반해 실질적인 부의 효과를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식시장 강세 역시 높은 변동성과 고소득층 중심의 자산 증가로 소비 확대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은은 "가계가 최근 경기 개선을 항구적인 소득 증가보다는 일시적 여건 개선으로 인식하면서 소비 확대보다는 저축이나 부채 상환을 선택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가계가 중장기 성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인식하는 점도 소비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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