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확전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출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상 운임과 보험료, 유가·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다. 원료의약품(API) 수입 의존도가 높은 탓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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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관련업계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중동의 정세 불안과 전쟁 확전 가능성 등으로 인해 물류에 비상이 걸렸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제약업계로서는 중동지역 수출 차질과 원가부담 증가 등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과 맞닿은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석유가 통과하는 해상 요충지다. 이는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분쟁이 격화해 통항이 불안해지면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해상 보험료와 운임도 오를 수 있다. 그만큼 조달·운송 비용이 늘어 수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원료의약품(API) 수급 부담도 커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30%대를 유지하던 국내 원API 자급률은 2022년 11.9%로 급락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10% 안팎의 낮은 수준이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중동 사태로 항로 변경, 폐쇄 조치 등이 이어지면 제품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중동 국가들이 외화 반출 제한을 강화하면 대금 지급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수출 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주변국은 부수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업별로 영향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지난해 중동 15개국으로 수출된 국산 의약품 규모는 5억6907만 달러(약 8300억원)에 달한다. 중동 수출액은 2018년 이후 매년 5억 달러 이상을 유지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국산 의약품 전체 수출의 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국가는 시리아,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예멘, 오만, 요르단,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 쿠웨이트, 튀르키예, 레바논이다.
중동 제약·바이오 시장은 '파머징 마켓(Pharmerging market)'이다. 파머징은 제약(Pharmacy)과 신흥(Emerging)의 합성어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 제약 시장을 뜻한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사우디 시장 규모는 116억 달러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9.1% 성장한 수치다. UAE는 41억 달러(16.5% 상승), 쿠웨이트는 16억 달러(9.0% 상승)였다.
이 같은 성장세로 국내 업체들은 중동 진출 기반을 다져 왔다. HK이노엔은 사우디 제약사 타북(Tabuk)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켑'의 현지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공급망을 구축했다. 한미약품도 타북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뇨기·항암 분야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중동 시장 진입을 추진해 왔다. 대웅제약은 사우디에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출시했고, 당뇨병 신약 '엔블로' 품목허가도 진행 중이다. 휴젤과 메디톡스는 UAE에서 각각 품목허가를 확보한 상황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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