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로 세계 에너지 공급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직면하면서 주요 노선 운임이 보름 만에 3배 상승하고 물동량은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은 최근 중동 지역 무력 충돌 확산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과 세계 에너지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가 이 구간을 경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원유 도입의 70%가량이 중동 항로에 의존하고 있어 국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해진공에 따르면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확대가 유조선 운임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지난달 13일 대비 약 3.3배 상승했다. 이는 선박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대체 선적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된 데다 우회 운항에 따른 운송 거리 증가로 전체적인 운수 효율을 나타내는 ‘톤 마일’수치가 상승하며 운임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물동량 역시 급감했다. 이달 2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 대비 약 80% 감소했다. 원유선을 중심으로 한 통항 선박 감소와 전쟁 보험료 제한 및 취소 확대, 보험료 급등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해진공은 통항 제한이 한 달간 지속될 경우 글로벌 기준 원유 도입분 약 300항차(선박이 한 번 화물을 실어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운송을 완료하는 운송 횟수), LNG 도입분 약 100항차 수준의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원유 약 40항차, LNG 약 8항차의 도입 차질을 예상했다.
컨테이너 해운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에 인용된 해운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에는 약 34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선복이 투입됐다.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의 약 10% 수준으로, 통항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단기적으로 선복 및 컨테이너 장비 부족, 아시아 주요 항만 혼잡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일 하루 동안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 7월물 아시아–북유럽 항로 운임선물 가격은 약 15%p 상승했다. 주요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만큼 아직 이번 사태의 영향이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운임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동 정세와 해상 운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해상 공급망 모니터링를 한층 강화해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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