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사흘째 대구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문시장을 찾아 보수 재건을 강조하며 지역 민심과의 접점을 넓혔다. 당 윤리위 제명 이후 첫 공개 행보였지만, 현장 분위기는 ‘고립’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다.
이날 낮 서문시장 일대에는 한 전 대표를 보기 위한 시민과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시장 입구부터 “한동훈 파이팅”, “응원합니다” 등의 손피켓을 든 인파가 길게 늘어서며 사실상 선거 유세장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경찰 비공식 추산 1천여 명, 현장 체감으로는 그 이상이 운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이전 정치인 방문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의류점 상인은 “최근 방문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며 “오랜만에 시장이 들썩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시장 방문에 앞서 대구 3·1운동의 발원지인 계성학교를 찾은 뒤 서문시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서문시장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유는 정치인이 자주 와서가 아니라, 나라가 어려울 때 책임을 다했던 시민 정신이 살아 있기 때문”이라며 대구의 역사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결별을 분명히 하며 보수 진영의 노선 전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제는 윤석열 노선을 끊어내야 미래로 갈 수 있다”며 “대구에서 그 극복의 움직임이 시작되면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중요한 문제를 서로 피해 왔다면 이제는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며 “보수 재건은 특정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대구에서 다시 시작해 달라”, “출마하면 지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정치권에서도 이번 행보가 사실상 정치 복귀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출마 여부에 대해 “정면승부하겠다는 각오는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특정 선거를 깊이 생각하진 않는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날 일정에는 우재준·배현진·김예지·진종오 의원 등 친한계 인사들이 동행해 세 결집 양상을 보였다. 당 일각에서 동행 인사 징계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한 전 대표는 “그럴 거면 차라리 서문시장을 징계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시장 방문 중 그는 건어물과 땅콩빵을 직접 구매하고 칼국수 골목에서 상인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약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현장 체류 동안 시민들과 악수·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구 일정이 단순 방문이 아니라 ‘보수 재건의 출발점’을 상징적으로 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가 2·28민주운동과 국채보상운동 등 역사적 변곡점마다 중심에 섰던 도시인 만큼, 보수 재편의 명분을 쌓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한 전 대표는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이 주인공”이라며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서문시장 방문을 계기로, 제명 이후 정치적 입지가 약화됐다는 평가와 달리 일정 수준의 지지 기반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특히 재보궐 출마 여부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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