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1년을 앞두고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법원이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정할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결정에 따라 앞날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회생절차가 지속되든 폐지되든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채권단과 대주주,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으며,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연장 여부에 대해 막바지 고민 중이다. 회생법에 따라 회생계획안 가결은 개시일부터 1년 안에 해야 하는데, 사유가 있을 경우 6개월까지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달 4일 이전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이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하느냐다. 특히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안의 첫 단추인 긴급운영자금(DIP) 수행 가능성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MBK파트너스와 메리츠,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을 부담하는 구조를 제안했으나 두 달가량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법원은 DIP 자금이 조달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고, MBK는 회생절차 폐지를 막기 위해 1000억원을 선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새로운 관리인 체제 아래에서 회생계획이 제출되면 1000억원을 추가로 대출, 총 2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법원이 회생절차를 연장한다면 홈플러스는 오는 9월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이 경우 DIP로 급한 불을 끄고, 슈퍼마켓사업 부문(익스프레스)을 매각해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4월 기준 직원 수는 17.4% 줄어 인건비 약 1600억원 절감이 기대되고, 부실 점포 정리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나머지 DIP 조달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매각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추가 기간을 버티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이 '배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배제 결정은 회생안의 수행 가능성이 낮거나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경우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뜻한다. 단 배제 결정이 곧바로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현재 제출된 회생안이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하는데, 수행 가능한 새로운 회생안을 제출하면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새로운 회생안을 내지 않으면 회생절차 폐지나 파산 선고를 검토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 경우에도 파산 선고로 가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홈플러스 고용 규모가 큰 데다, 협력업체 연쇄 파장 등을 고려하면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홈플러스 청산 가치가 기업 계속 가치보다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단계까지 이르러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사실상 청산 단계로 홈플러스 영업은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회생절차에 따라 멈춰져 있던 전단채, 이자 지급들이 살아나면서 채권에 대한 가압류 등이 진행될 수밖에 없어서다.

업계에서는 어떤 방향이든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급한 불을 끄더라도 정상화하려면 자가 점포 매각 등 점포 수를 60개까지 줄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법원에 제출한 회생안에 담긴 구조혁신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며 비용 절감과 사업성 개선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구조혁신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회생절차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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