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중국이 임상 핵심 국가로 떠올랐지만,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임상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면서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쥐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df42368c1a6f81.jpg)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노바티스 등이다. 이들 기업 모두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며 중국에서 3상까지 진입한 상황이다. 광저우, 상하이 등 현지 연구기관을 임상 거점으로 활용한 결과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중국에 총 15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현지 제약사 CSPC파마슈티컬스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 12억 달러를 포함해 최대 185억 달러다. 선급금을 지급한 뒤 개발·허가·매출 성과에 따라 마일스톤을 추가로 지급하는 구조다. 기술이전 딜이다.
중국의 임상 존재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미국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 기관이 포함된 글로벌 임상 비중은 39%에 달했다. 미국과 유럽을 웃도는 수치다. 중국 임상 점유율은 더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중국 규제 당국의 임상 완화 정책 때문이다. 후보물질 초기 발굴 단계부터 임상 1상 신청까지의 소요 시간을 50~70% 수준으로 단축하면서다. 다만 이 같은 속도와 규모가 곧바로 미국 허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정은 아니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관행적으로 신약 허가에 있어 전체 임상 환자 중 최소 20%를 미국 환자로 구성하도록 요구한다. 해외 임상뿐 아니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이 다인종 국가인 만큼, 적용 가능성과 데이터 신뢰성(GCP) 확보를 위해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승인 자체가 거부되거나, 추가 데이터 확보 요구받아 심사가 지연·보류될 수 있다.
실제 사례도 있다. 일라이릴리와 중국 이노벤트가 공동 개발한 면역항암제 '신틸리맙'은 2022년 FDA로부터 보완요구서(CRL)을 받았다. 핵심 근거가 된 3상 시험이 중국에서만 진행돼 미국 환자 집단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당시 FDA는 현지 다지역 임상(MRCT) 추가 수행을 권고했으나, 일라이릴리는 추가 임상 부담 등을 고려해 미국 허가 추진을 중단했다.
로슈의 경우, 혈액암 치료제 '컬럼비'의 적응증 확대 심사에서 CRL을 받았다. 컬림비는 2023년 신약 허가를 받았지만, 적응증 추가 임상은 중국을 포함해 호주, 유럽, 북미 등 다국가에서도 수행됐음에도 승인을 얻지 못했다. 신틸리맙과 같이 미국 환자 등록 비중이 맞다는 이유에서다.
이상미 한국바이오협회 경제연구센터 과장은 "미국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은 중국 등 해외 지역 임상을 진행하면서도 미국 환자를 포함한 임상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국 초기 데이터 재현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FDA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중국 임상은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미국 환자 등록을 고려하지 않으면 상업화 단계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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