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네릭(복제약) 강국인 인도가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바이오의약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국내 바이오업계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연구개발(R&D)부터 임상·생산·상용화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가동하면서, 저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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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바이오협회 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총 1000억 루피를 투자해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예산은 바이오파마 샤크티(Biopharma SHAKTI)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샤크티 프로그램은 국가 전략 사업으로 백신, 항체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의약품의 R&D부터 임상, 생산, 상용화까지 전 주기를 지원한다. 핵심은 기술 자립도 향상과 글로벌 공급망 확대다. 제네릭 강국을 넘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5%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인도가 바이오의약품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제네릭 시장의 성장 한계가 있다. 합성의약품 중심 제네릭 시장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국에서 약가 인하 압력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성장세가 둔화하면서다. 반면 항체 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같은 바이오의약품은 만성질환 증가세와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힘입어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고부가가치인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해 수출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바이오시밀러다. 인도는 샤크티 출범을 계기로 기존 7곳인 국립제약교육연구소(NIPER)를 10곳으로 늘린다. NIPER는 정부 주도 제약·바이오 인력양성·연구기관이다. 인도 정부는 기존 기관의 역량을 높이고, 신규 설립을 병행해 인도 전역에 1000곳 이상의 임상 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밀러 분야의 첨단 임상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규제기관인 중앙의약품표준기구(CDSCO)도 전문 심사 인력을 확충하는 등 규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이를 통해 심사 체계를 고도화하고 승인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미국·유럽 등 주요 규제 당국의 기준과 같이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시밀러 임상 정책 변경과 같은 맥락이다.
인도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현지 기업 레빔(Levim)은 당뇨병 치료제 시밀러 '리라글루타이드'를 세계 최초로 생산해 수입 의약품 가격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는 인도 정부가 임상 비용의 85%를 지원한 바 있다.
인도 정부의 투자 규모는 미국·유럽 등의 바이오 육성 재정과 단순 비교하면 작아 보일 수 있다. 다만 비용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50 달러 수준이다. 미국(9만 달러), 유럽(5만 달러)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일반적으로 1인당 GDP가 낮을수록 인건비와 임상·시설 운영비 등 투입 단가도 대체로 낮게 형성된다. 인력 투입 비중이 큰 R&D와 임상 분야에서는 같은 예산으로도 더 많은 인력과 사이트를 확보할 여지가 있다. 인도 정부의 1000억 루피 투자는 명목상 규모가 작아도 현지에서는 체감 효과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협회 연구경제센터 관계자는 "인도는 의약품 생산량 기준 세계 3위로 평가받는 등 이미 글로벌 생산 허브로 자리 잡았다"며 "바이오의약품에서도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축적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신속히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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