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주택 시장에서 오피스텔이 다시 한번 '아파트 대체재'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아파트 매매 시장이 강력한 대출 규제와 공급 부족으로 '거래 절벽'에 갇히자,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고 가격 부담이 덜한 중대형 오피스텔(아파텔)로 실수요자들의 시선이 옮겨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로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오피스텔 건물.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f2900799ae5e1.jpg)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없다"는 기조를 재확인함에 따라, 매수세가 위축된 아파트 대신 규제의 틈새에 있는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아파트 반값인데 대출은 70%"⋯중대형 오피스텔 거래 16% 급증
오피스텔 시장의 활기는 수치로 증명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수도권 전용 60㎡ 이상 중대형 오피스텔 거래량은 676건으로 전월(583건) 대비 약 16%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KB부동산 1월 통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용 85㎡ 초과 대형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한 달 새 0.48%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거래 현장의 분위기도 뜨겁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 A씨는 "인근 아파트 전용 84㎡ 호가가 15억원을 넘어서면서 발길을 돌린 신혼부부들이 11억원 선인 전용 99㎡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신축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에 동일한 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이 다시 각광받는 배경에는 아파트 시장을 겨냥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는 '6·27 대출 규제'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역시 규제지역에 따라 40~50% 수준에 묶여 있다.
LTV는 집값 대비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LTV가 40%라면,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은 최대 4억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결국 집값의 절반 이상인 6억원을 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거에 비해 대출로 집을 사기가 현저히 어려워진 만큼, 실수요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반면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어 이러한 규제망에서 비껴가 있다. 아파트보다 높은 최대 70%의 LTV가 허용될 뿐만 아니라, 실거주 의무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아파트 진입 장벽이 높아질수록 오피스텔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다.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로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오피스텔 건물.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b49a261fe22d6.jpg)
전세 지고 월세 뜨고⋯오피스텔 임대차 시장 '월세화' 가속
임대차 시장의 구조 변화도 오피스텔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 오피스텔의 월세 거래 비중은 73.2%에 달했다.
세입자들이 '안전한 월세'를 택하는 배경에는 이른바 '전세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4~5%대까지 오르면서, 수억원의 대출 이자를 내는 것이 월세를 매달 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2억원을 대출받아 연 5% 이자를 낼 경우 매달 약 83만원이 나가는데, 이는 인근 오피스텔 월세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전세 사기에 대한 공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문턱'도 한몫하는 것으로 지목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전세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의 126% 이내로 대폭 강화하면서,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한 오피스텔 전세 매물들이 대거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있는 전세에 들어가느니, 보증금을 낮추고 매달 임대료를 지불하는 월세가 훨씬 안전한 선택지가 된 셈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집주인들의 기대치와 맞물린다. 고금리 시대에 보유세 부담을 월세 수익으로 충당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고 있는데, 오피스텔은 단순 주거 수단을 넘어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가치가 견고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중대형 오피스텔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파트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데다, 신규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기존 오피스텔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로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오피스텔 건물.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4cc6332d2a637.jpg)
다만 세제상의 부담은 반드시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오피스텔은 취득 시점에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아파트(1.1~3.5%)보다 높은 4.6%의 단일 취득세율을 적용받는다. 집을 사자마자 내는 세금부터 아파트보다 서너 배가량 비싼 셈이다.
종로구 공인중개사 B씨는 "아파트 규제 반사이익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세에 있지만, 오피스텔은 용적률 한계로 인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아파트보다 훨씬 어렵다"며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교통 여건과 직주근접성이 뛰어난 입지의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오피스텔 상승장이 과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와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세 차익보다는 '당장 거주할 아파트를 구하지 못해 선택한 차선책'이라는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급 가뭄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출 규제와 높은 청약 문턱은 실수요자들을 중대형 오피스텔이라는 우회로로 밀어 넣고 있다. 아파트와 평면 구조가 유사한 '아파텔'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여부와 아파트 공급 속도가 오피스텔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과거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에 불과했지만 최근 아파트의 대체재인 주거형으로 많이 공급된다"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 높은 규제가 맞물리면 수요자들이 대체품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꿩 대신 닭'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설 이후 발표될 정책 신호를 예의주시하며 본인의 자금 조달 계획과 세제 부담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오피스텔은 취득세와 보유세 등에서 아파트와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장기적인 거주 편의성과 자산 가치를 동시에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설 명절 이후 본격화될 이사 철, 주거 사다리의 대안으로 떠오른 오피스텔 시장이 아파트의 그림자를 벗어나 독자적인 상승세를 굳힐 수 있을지 시장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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