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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HBM4 전략…최고 성능 vs 안정 추구


선단공정·1c나노 승부수 삼성…성능 극대화 초점
TSMC·1b나노 유지 하이닉스…수율·공급 안정 우선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최고 성능'을 내세우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적층된 메모리를 밑에서 받치고 있는 하단의 베이스다이를 어떻게 설계하고 패키징할 것인지가 승부처로 떠올랐다.

HBM4는 단순히 D램을 적층할 뿐 아니라, 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다이 설계와 첨단 패키징의 안정성이 성능과 수율을 좌우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베이스다이는 적층된 HBM의 신호 중계와 전력 분배를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HBM4는 인터페이스 속도가 올라가면서 신호 무결성(signal integrity)과 전력 잡음 관리 난도가 커지고, 베이스다이 설계가 수율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키징 역시 단순 조립이 아니라 열 확산과 적층 불량률을 관리하는 승부처다. HBM은 칩 하나가 아니라 패키지 전체가 제품이기 때문에, 베이스다이에서 문제가 생기면 적층 전체가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대전 2025에서 전시한 HBM4와 HBM3E. [사진=박지은 기자]

"SK하이닉스 잡는다" 삼성전자의 선단공정 승부수

삼성전자는 HBM4에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기반 로직 베이스다이를 적용했다. HBM4 기획 단계부터 선단 공정을 바탕으로 ‘최고 성능’ 구현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HBM 세대가 올라갈수록 베이스다이에서 신호 처리와 인터페이스 제어 역할이 커지는 만큼, 삼성은 고집적 로직 공정을 통해 성능과 확장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로직 베이스다이는 전력 제어 회로와 테스트 기능 등을 더 집적할 수 있어 고성능 구현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D램 공정에서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HBM4에 1c나노 D램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1c나노는 D램 미세공정 세대 구분으로, 기존 1b나노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최신 공정을 뜻한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집적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초기 수율 안정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 유일의 공정 조합을 채택한 삼성전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최대 11.7Gbps(초당 기가비트)로, JEDEC 표준(8Gbps)은 물론 HBM3E(9.6Gbps)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엑스포공원 내 K-테크 쇼케이스에 전시된 SK하이닉스의 HBM4 실물. [사진=박지은 기자]

TSMC 손잡은 SK하이닉스, 안정성·수익성이 초점

SK하이닉스는 TSMC 12나노 기반 베이스다이를 활용한다. SK하이닉스는 검증된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수율과 양산 속도를 우선한 전략으로 읽힌다.

HBM은 성능뿐 아니라 대량 공급 안정성이 핵심인 만큼, 베이스다이 리스크를 줄이고 적층·패키징 공정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성숙 공정을 활용하면 공급망 불확실성을 낮추고 초기 양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도 기존 1b나노 공정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공정 전환 부담을 줄이고 빠른 양산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1b나노 D램은 완성도가 높고 이미 안정적인 생산 단계에 진입한 지 오래라 원가 경쟁력도 높다”며 “HBM4 차기작인 HBM4E부터는 SK하이닉스도 1c나노 D램을 적용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양산 시점도 엇갈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HBM4 양산 모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설 연휴 이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HBM4 탑재한 엔비디아 '베라 루빈' 다음달 GTC 공개

양사가 생산한 HBM4는 엔비디아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베라 루빈’에 탑재된다. 다음달 엔비디아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된 제품이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초기 물량을 양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향 HBM4 초도 물량을 SK하이닉스가 약 65% 수준으로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최대 35%까지 가져갔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의 HBM4 초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루머가 지난 7일부터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됐지만, 회사 측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최고 성능뿐 아니라 연간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보는 만큼, HBM4 경쟁은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구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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