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미디어 환경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은 더 커진다.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허위정보와 조작 콘텐츠가 빠르게 퍼지는 상황에서 정책과 제도가 제때 정비되지 못하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책 대응의 속도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 여부 판단과 단속은 선거관리당국 체계가 중심이고, 정보에 대한 심의와 시정요구 역시 별도의 심의기구가 맡는다. 다만 플랫폼·통신·미디어 정책의 제도적 틀을 설계하고 시장 규율 방향을 잡는 방미통위가 출범 넉 달이 지나도록 반쪽 체제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또 다른 공백으로 남아 있다.
방미통위 구성(상임위원 3명·비상임위원 4명)은 여전히 완전하지 않은 상태다. 안건을 의결하려면 최소 4명의 위원이 필요하지만, 대통령 몫으로 임명된 2명(김종철 위원장·류신환 비상임위원)만 활동하고 있어 의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단말기유통법 폐지 후속 대책, 플랫폼·AI 정책 정비, 통신시장 경쟁 환경 개선 등 위원회가 처리해야 할 현안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국회 몫(여당 2명·야당 3명) 추천 절차 지연에서 비롯됐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야당 몫 상임위원 추천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국회 본회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 위원장은 "국회의장실은 민주당 추천 몫 상임위원부터 먼저 의결해주길 바란다"며 최소한의 기능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제안은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여야가 동시에 추천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합의가 장기화될 경우 위원회 전체가 사실상 정지 상태에 머무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추천이 완료된 몫부터라도 의결을 진행해 위원회 기능을 단계적으로 복원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정책 공백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용이 커진다. 의사결정이 늦어질수록 시장은 불확실성을 떠안고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 예측 가능성을 잃게 된다. 규제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투자 판단도 미뤄지고 정책 후속 조치가 늦어질수록 제도 전반의 신뢰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위원회 공백이 단순한 인선 지연을 넘어 정책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면 작동하게 해야 한다. 정치적 협상이 끝날 때까지 정책 타워를 멈춰 세워두는 것은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합의가 늦어질수록 부담은 시장과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정치적 합의가 아니라 최소한의 행정 복원이다. 국회는 추천이 완료된 몫부터라도 의결을 서둘러야 할 때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