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은경 기자] “화장실도 없고 너무 추워서 마을회관에 있을 수가 없어요.”
경북 칠곡군이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1억5300여만 원을 투입해 남원2리 마을회관 그린리모델링을 완료했으나, 고령 주민이 많은 마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5일 칠곡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준공된 남원2리 마을회관은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공사가 진행됐으며, 노후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해 단열 성능 보강과 창호 교체 등에 초점을 맞춘 사업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2층 화장실과 수도 관련 시설이 철거됐고, 보일러 시설도 완전히 제거된 상태에서 바닥 공사만 이뤄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마을회관이 위치한 남원2리는 전체 인구 450명 중 65세 이상이 223명으로 약 절반에 달하는 고령화 지역이다. 이로 인해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농촌 마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에너지 효율 개선에만 초점을 맞춘 설계가 주민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주민들과의 사전 협의나 충분한 설명 없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준공 이후에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세부 견적에 따르면 사업비에는 건축공사비 8588만 원, 설계비 1481만 원, 창호 교체 비용 1242만 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칠곡군은 “해당 사업은 일반적인 리모델링과는 성격이 다른 그린리모델링 사업”이라며 “에너지 효율 개선을 목적으로 예산이 단열재 보강과 고효율 창호 교체 등에 집중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또 2층 시설 변경과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 컨설팅 업체와의 현장 점검을 거쳐 승인된 설계에 따라 공사가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대상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며, 향후 소통 강화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주민은 칠곡군청의 신속한 개선 조치를 요구하며 “마을회관을 이용해야 하는데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고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겨울철에 매우 힘들다”고 토로하는 한편,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했다.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에너지 비용 절감을 목표로 추진되는 정부 정책이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정책 취지와 실제 이용 주체인 주민들의 편의성 사이의 괴리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칠곡=김은경 기자(ek0544@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