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고, 임직원 월급까지 밀린 홈플러스가 입점 점주 정산 대금은 예정대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비롯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테넌트(입점사) 대부분이 소상공인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부터 입점 점주 12월분 매출 대금을 정산했다. 일부 대규모 입점사를 대상으로 최대 일주일가량 정산이 밀릴 수 있으나 소상공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입점사에 지급을 마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입점사는 홈플러스 POS 단말기로 결제 대금을 먼저 보낸 후 임차료,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을 다음 달 30일에 받는 구조다.
홈플러스의 유동성이 악화하면서 정산 대금 지급 여부를 두고 불안에 떨었던 입점 점주들은 한시름을 놓게 됐다. 홈플러스는 현재 1400억원 규모의 전기요금과 세금을 체납한 데 이어 임직원 1월 급여까지 밀린 상황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난해 3월 기준 입점사에 지급하는 월 매출액은 500~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점포 폐점·객수 감소 등을 고려하면 약 300~500억원을 정산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회생 과정에서 우선 변제 순위인 급여보다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 대상의 상거래 채권을 최우선으로 배치한 것이다. 홈플러스 인건비는 약 500~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소상공인 관련 대금 정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DIP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DIP 3000억원을 추진하면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산업은행에 각각 1000억원 부담을 요청했다. DIP와 익스프레스 부문 매각(3000억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 경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홈플러스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기조를 고려하면 소상공인 보호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홈플러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법정관리 중인 민간 기업 지원에 대한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공과금과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더라도 관련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2차관은 지난달 29일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개최, 현장 애로를 듣고 지원 정책을 안내했다.

다만 홈플러스가 구상하는 시나리오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납품업체 공급은 50% 이상 줄어든 상황으로, 세금 미납으로 인한 가압류 매장만 전국 10여곳에 달한다. 관건은 DIP 실행과 익스프레스 매각 시점까지 버틸 수 있느냐다. 조주연 대표는 "1월 내에 DIP가 확보되지 않으면 직원 급여는 물론 상품 대금 지급도 불가능해져 회생 시계가 멈춰버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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