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완성품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애플과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용 상승 압박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고심하는 완성품 업계의 모습을 그린 그림.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c2fe22f1753b8c.jpg)
'공급망 제왕' 팀 쿡마저 "메모리 가격 상당히 상승"
애플은 29일(현지시간)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기기에 사용되는 첨단 칩 공급과 관련해 제약(constraints)이 있다”며 “메모리 가격이 상당히 상승함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I 기업들이 서버용 반도체 확보에 나서면서, 그동안 애플이 주요 고객이었던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생산능력이 AI용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비용 상승이 올해 하반기 애플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을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스마트폰을 모두 만드는 구조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가 생산한 D램과 낸드를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MX사업부가 구매하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지만, 가파르게 오른 메모리 가격을 반영해 내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2026년은 부품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AI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활용해 플래그십 중심 신모델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메모리 가격 상승을 경영 환경의 부담 요인으로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 정체와 패널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불확실성과 패널 단가 하락으로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올해 가동 예정인 8.6세대 IT용 OLED를 통해 매출 성장과 시장 주도권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완제품 고객사들의 원가 부담이 디스플레이 단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전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LG전자 "판가 인상 압박 커져"

LG전자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을 인정했다.
LG전자 MS본부 경영관리담당 박상호 전무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일정 수준의 원가 상승 부담은 불가피하다”며 “메모리 비중이 높은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가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서버 수요 확대 영향으로 메모리 시장은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 측 제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LG전자는 공급 MOU 체결, 공급선 다변화, 부품 이원화, 선행 재고 확보 등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원가 부담을 즉각 판가에 전가하기보다는 원가 절감과 프리미엄 중심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 공급 부족이 향후 회사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머스크 CEO는 “3~4년 뒤 테슬라 성장의 제한 요인은 칩 생산, 특히 메모리와 램(RAM)”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연산 능력보다 AI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생산 규모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며 “AI 로직보다 메모리가 더 큰 병목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메모리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기 어려운 점도 스마트폰, 가전, 전기차 등 완성품 업체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약 60조원, SK하이닉스는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규 생산능력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 2028년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 짓고 있는 평택이나 용인 등 여러 공장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신속히 건설되더라도 실제 제품 양산까지는 최소 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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