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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청량리?"⋯신축 아파트 20억 '레벨업' [현장]


교통 접근성 아쉬움 속 '준신축 vs 신축' 실수요자 판단 갈려
"청량리 집값 기준선 많이 달라져⋯가격 유지 여부는 미지수"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청량리역까지 도보로 20분 가량 걸리는데, 신축 국평이 20억원대라는 점이 가장 고민이에요. 이 가격이면 교통 좋은 준신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이 쉽지 않네요."

동대문구 일대로 이사를 준비 중인 이모씨는 청량리 인근 신축 아파트단지 가격을 두고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전국 최고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청량리 일대 주요 역과 다소 거리감이 있는 점 때문에 고민이 이어지는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를 선택지에 올려두고 나온 고민이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롯데캐슬하이루체'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롯데캐슬하이루체'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한때 집창촌·노후상가·복잡한 구도심 이미지가 강했던 청량리는 최근 대규모 정비사업을 계기로 서울 동북권의 대표적인 신흥 주거타운으로 재편되고 있다. 입주를 앞둔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와 3년전 입주한 '롯데캐슬SKY-L65' 84㎡ 기준 시세는 17억~20억원대까지 올랐다.

청량리 일대 신축 집값 급등 흐름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이번 흐름이 동대문구 전반의 집값 방향성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지를 두고 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청량리역 3번 출구를 나서면 초고층 주거 단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환승역 상권'이나 '고연령대의 재래시장 인근 입지' 이미지가 강했던 곳이다 보니 오랜만에 찾은 이들은 '여기가 정말 청량리 맞느냐'고 놀라워 할 만 하다. 청량리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이런 변화를 두고 "청량리가 서울 동북권 구조를 바꾸는 상징적 개발 사례가 돼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 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이 변화의 한가운데 있는 단지가 청량리7구역을 재개발한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다. 올해 4월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2023년 이후 청량리동 첫 신축 아파트로, 지난해 여름 전국 최고 수준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주요 전철역과 다소 거리가 있어, 현장 분위기는 기대와 현실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는 지하 6층~지상 18층 9개 동, 총 761가구 규모의 재개발 단지다. 일반분양은 173가구로, 전용 51㎡와 59㎡ 등 소형 평형 위주이며, 전용 84㎡ '국민평형'은 제외됐다.

청약 당시 단지가 주목받은 이유로는 청량리역 복합개발 기대, GTX-C 노선, 동북권 정비사업 상징성이 꼽힌다.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분양가가 9억~10억원대로 다소 높게 책정됐지만, 인근 준신축·신축 단지가 15억 이상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와 입지, 교통 접근성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수요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실제 분양가는 평당 평균 3300만원 수준으로, 51㎡는 6억6000만~7억2000만원, 59㎡는 7억4000만~8억4000만원 수준이다. 발코니 확장을 포함하면 실질 분양가는 약 9억원까지 오른다는 전언이다. 동대문구 내 같은 시기 분양 단지인 '휘경자이 디센시아'(평당 약 2930만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청량리동 공인중개사 B씨는 "청약 흥행과 체감 가격 부담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량리 일대 신축 대단지들은 이미 가격 기준선을 끌어올린 상태다. 역세권 대장주인 '롯데캐슬 SKY-L65'(20억원대)를 비롯해 2023년 입주한 '청량리한양수자인그라시엘'(1152가구)도 국평 기준 18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전농8구역 재개발(1760가구) 계획까지 포함하면, 청량리·전농동 일대는 신축 입주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런 영향에 준신축과 구축 아파트까지 가격 오름세 현상을 보인다. 2014년 입주한 2526가구 대단지인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동대문구 전농동)는 전용 59㎡가 1월 기준 16억9500만원에 거래됐고, 2010년 입주한 청계한신휴플러스(답십리동)는 59㎡가 13억원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2년전 대비 각각 2억~3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롯데캐슬하이루체의 위치는 다소 미묘하다. 입지 체감이나 상징성 면에서는 '더블 랜드마크'급 단지에 미치지 못하지만, 시세는 국평 17억원대에서 주변 단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청량리 신축 프리미엄이 어느 수준까지 확장됐는지를 보여주는 단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롯데캐슬하이루체'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동대문구 '롯데캐슬하이루체'와 '롯데캐슬SKY-L65'를 보여주는 카카오맵. [사진=김민지 기자]

롯데캐슬하이루체는 이름에 '청량리'가 들어가지만, 청량리역과는 거리가 있다. 미주아파트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며, 홍릉근린공원과 맞닿아 있다. 도보로 청량리역까지 15분 이상, 고려대역은 20분 넘게 걸린다. A씨는 "걸어 다니기에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단지 앞에는 왕복 차로가 넓은 간선도로가 지나간다. 일부 수요자는 교통 소음을 우려한다. 다만 청량리동 주민센터 등 기본 생활 인프라는 가까워 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다. A씨는 "도로와 역 사이 거리가 있어 단지 분위기는 오히려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면서도 "간선도로 바로 앞이라 소음을 걱정하는 수요자도 있고, 도로가 오르막길이어서 역과 더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어 역세권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입지적 장점으로는 홍릉근린공원이 가까워 쾌적성 측면이 있다. 전면 접근 시 경사가 크지 않고 주변 노후 주거지들이 향후 추가 개발될 경우 주거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청량리역을 거칠 경우 1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 등 6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으며 추후 GTX-B·C,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4개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롯데캐슬하이루체'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롯데캐슬하이루체' 바로 앞 간선도로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량리 일대 주거 시장이 단순히 '청약 흥행'이나 일시적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평가한다. 역 접근성과 생활 편의성에 대한 의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점은, 수요가 단기 투자보다 실거주와 중장기 관점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축 단지가 가격 밑바탕을 지지하면 주변 준신축과 구축 아파트까지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며, "입지 논란이 계속 제기되더라도 가격이 유지되는 것은 청량리 주거 시장이 단순 기대감이 아니라, 가격 기준선 자체가 재편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청량리 일대에서는 청량리6·8구역, 제기4·6구역, 미주아파트 등 여러 곳에서 재개발·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다만 단기 체감은 아직 제한적이다. 상권은 미주상가, 경동시장, 청량리종합시장 등 전통 시장 중심으로 형성돼 중장년층과 노년층 유동 인구가 압도적이다. 공인중개사 C씨는 "청량리는 주변 노후 주택과 상권이 섞여 있어 신축 입주민이 기대하는 수준의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기 거주보다는 장기 관점에서 지켜보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청약 경쟁률과 분양 성과만 놓고 보면 성공 사례로 평가되지만, 2026년 현재 현장을 보면 완성된 주거 환경이라기보다는 청량리 변화의 한가운데에 놓인 과도기적 단지에 가깝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주택 시장은 기대감보다 실제 가격이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중요한 국면에 들어섰다"며 "신축 단지가 만든 가격 기준선이 주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장기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지, 향후 공급과 금리 변수로 조정 국면을 맞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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