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아즈텍WB가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전량을 계열사에 넘긴다. 이를 통해 기존 주요주주였던 효림세울은 의결권이 되살아난 자사주를 통해 허재명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허재명 대표이사와 정남주 사내이사는 쌍방 이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상법 상 자기거래 위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즈텍WB는 지난 26일 자기주식 50만1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 상대방은 효림세울로, 최대주주 허재명 대표와 그 자녀들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계열회사다. 처분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2.33%에 해당하며, 보유 자기주식 전량이다.
![회사 홈페이지 [사진=회사 홈페이지]](https://image.inews24.com/v1/6c9f48bdbcdf82.jpg)
아즈텍WB는 자사주 처분 목적을 ‘전략적 제휴’로 기재했다. 다만 거래 구조를 보면 자기주식이 계열회사로 이전되는 형태다. 기존에도 효림세울은 아즈텍WB 지분 13.23%를 보유한 주요 주주였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은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해당 안건은 총 이사 4명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이사회에서 승인됐다. 의장은 허재명 대표였으며, 사내이사로는 정남주, 박난실 이사가 참석했고 사외이사는 정기채 이사 1명이다. 이 가운데 정남주 이사는 자사주 처분 상대방인 효림세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허 대표는 아즈텍WB와 효림세울 양사의 최대주주다. 자사주를 계열회사에 넘기는 안건을 오너 일가와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힌 이사들이 주도해 의결했다는 점에서 독립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자금 조달 필요성은 크지 않다. 아즈텍WB의 2025년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27억원으로 단기차입금(12억원)을 크게 웃돈다. 유동자산은 733억원, 유동부채는 51억원에 불과하다. 유동비율은 2025년 3분기 기준 1437.3%로, 2024년(642.5%), 2023년(413.7%)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통상 200%를 웃돌면 재무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이처럼 현금 여력과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회사는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대신 계열회사로의 이전을 택했다. 유동비율이 급격히 개선되는 흐름 속에서 굳이 자사주를 처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회사 측은 이번 자사주 처분을 원재료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양사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해당 명분의 실질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물론 효림세울이 섬유·직물류 제조·판매를, 아즈텍WB가 패션마켓 및 유니폼 소재 등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어 일정 수준의 사업 연계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공시상 원재료 공급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약 체결 여부나 거래 규모, 협력 방식 등에 대한 설명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전략적 제휴라는 포괄적 표현만으로 자사주 전량을 계열회사에 이전한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유동비율이 1400%를 넘을 정도로 재무 여력이 충분한데도 자사주 전량을 계열회사로 넘긴 것은 주주환원과는 다른 방향의 선택”이라며 “전략적 제휴라는 명분 역시 사업 구조상 얼마나 실질적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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