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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의 '올파포'⋯국평 18억까지 급등 [현장]


4321가구 입주 시작한 '이문아이파크자이' 찾아보니
'얼죽신' 수요 몰리며 13억 고분양가 논란 무색해져
인근에도 새 아파트 속속 입주⋯도로교통은 '답답'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단지 들어서면 신도시 느낌인데, 바깥 길은 아직 그대로라, 아이 등교시키면서 출근하려면 시간 계산을 진짜 더 빡빡하게 해야 해요."

서울 동대문구 신축 아파트 단지에 막 입주한 윤모씨의 우려섞인 말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단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단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26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 단지 앞 도로는 이미 차량으로 빽빽했다. 아직 본격 퇴근 시간이 닥치지 않은 시간인데도 편도 2차선 도로에 승용차와 버스, 택시가 엉켜 좀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출구를 조금만 나서면 상가들 사이 곧바로 초고층 아파트 단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 뉴타운 일대는 대규모 정비사업을 마치고 속속 입주가 진행되며 빠르게 주거 지형이 바뀌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문 아이파크 자이다.

이문로를 사이에 두고 이문1구역과 마주한 3구역은 사업지 면적만 15만7942㎡로 뉴타운 내 최대 규모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아이파크'와 '자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의 합작 단지명이 지어졌다. 지하 6~지상 41층 전용 20~102㎡ 총 4321가구 규모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규모가 크다는 것 뿐만이 아니다. 이문·휘경 뉴타운 일대가 최근 수년 새 대규모 재개발을 거치며 서울 동북권 최대 신흥 주거지로 변모했는데, 그 가운데 핵심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입주한 이문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7월 휘경3구역 '휘경 자이 디센시아'(1806가구)에 이어 이번 이문 아이파크 자이까지 더해지며 9000가구 이상 규모의 도시가 만들어졌다. 이문4구역(롯데건설·현대건설 합작, 약 3628가구)까지 완료되면 1만3000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 타운이 완성될 전망이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단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휘경 자이 디센시아'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외대앞 인근은 생활 인프라가 강점으로 꼽힌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코스트코,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경희의료원, 삼육서울병원 등 쇼핑과 의료 인프라가 풍부하고, 외대·경희대·카이스트·한예종 등 명문 대학과 도보권 초·중·고교가 인접한 교육특화 입지다.

교통 접근성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광화문·종로·동대문을 거쳐 청량리로 이어지는 6번 국도는 도심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가 멀지 않다. 외대앞 역과 접해 있고, 가까운 청량리역에선 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은 물론 KTX 강릉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또 천장산이나 배봉산, 중랑천이 인접해 쾌적한 자연환경을 쉽게 누릴 수 있다. 특히 단지에서 천장산 산책로와 연결 통로가 설치될 예정이다.

다만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한 편이다. 2023년 10월 말 일반분양 당시 전용 59㎡는 8억~9억원대, 전용 84㎡(국평)는 11억~12억원대로 책정됐다. 평(3.3㎡)당 평균 약 3550만원 수준이다.

특히 테라스 설계 등을 앞세워 국평 분양가가 15억원을 가까이 책정되며 '고분양가 논란'을 불렀다. 같은 시기 성동구 용답동에서 분양한 '청계리버뷰자이' 국평이 12억원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되며 "동북권 입지 치고는 과한 편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문·휘경동 일대가 오랫동안 낙후된 주거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던 만큼,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이문동의 공인중개사 A씨는 "'15억' 분양가가 나왔을 때는 가격이 너무 높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막상 입주가 시작되고 나니 내부 마감이나 커뮤니티 수준을 보고는 다들 (적정가격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조식 서비스에 수영장, 물놀이터까지 갖춘 단지는 이 일대에서는 거의 드물다"며 "역세권에 최신식 하이엔드급 '올파포' 단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거래 상황을 보면 이런 말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올해 1월 기준 이문아이파크자이 국평 입주권은 18억원대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1·2단지의 경우 분양가가 12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입주 시작과 함께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동대문구 전체적으로도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단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올해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평균 2.96% 올랐는데, 동대문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4.18%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넘어설 정도로 나타났다. 일부 단지는 전용 84㎡ 기준으로 '이문 아이파크 자이' 초기 분양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인근 이문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84㎡는 13억~14억원대, 휘경동 ‘휘경 SK뷰'는 15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성동구 용답동 '청계리버뷰자이'가 20억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동북권과 도심권 사이에서 가격대가 빠르게 상향 조정되는 단지로 꼽을 수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최근 17억원에 팔렸는데, 작년 5월 최고가 거래가 13억6000만원이었던 점을 보면 8개월 사이 4억원 가까이 더 뛴 셈"이라며 "분양 당시 도면이나 조감도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입주가 시작되면서 직접 수요층에 확인받다 보니 평가 수준이 달라진 것 아니겠나"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공급 환경 역시 이 지역을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는다. 서울 전체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이문·휘경 뉴타운이 위치한 동대문구는 비교적 신규 공급이 이어지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가구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동대문구(837가구)는 이문·휘경 뉴타운을 중심으로 주요 정비사업 단지들의 입주가 이어지며, 서울 내에서 입주 물량이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자치구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문3구역을 중심으로 한 변화는 인접 구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바로 맞닿은 이문4구역이 대표적이다. 면적 15만1388㎡로 3구역에 버금가는 대규모 사업지로, 뉴타운 내에서는 드물게 완전 평지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때 조합설립인가 취소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됐지만 2019년 이후 정상 궤도에 올라 현재는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합작)이 3628가구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이문동 일대 주요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향후 주거 가치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이문동의 한 공인중개사 C씨는 "청량리역 일대 개발을 비롯해 GTX-B·C 노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광운대 역세권 개발 등 굵직한 교통·개발 호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동대문 일대 주거 가치는 다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도 "대규모 정비사업과 광역 교통망 확충이 맞물리면 체감 입지는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단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이문아이파크자이' 인근 카카오지도. [사진=김민지 기자]

다만 대규모 재개발에 따른 변화 속도를 교통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이문동 일대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우려다. 최근 몇년 새 재개발을 통해 약 1만 가구 이상이 새로 유입됐지만,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많은 가구를 감당하기엔 도로 여건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개발 지역을 관통하는 이문동의 주 도로는 개발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편도 2차선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도로 양옆으로 불법 주정차 차량이 늘어서 있고,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뒤따르던 차량 흐름이 한꺼번에 멈춘다. 비보호 좌회전 구간도 곳곳에 있어, 직진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차로는 체감상 더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수요자들이 직접 체감하려면 최소 5년은 지켜봐야 한다는 C씨는 "우회할 만한 도로가 마땅치 않아 이 길이 막히면 사실상 답이 없다"며 "입주 초기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퇴근 시간대 정체는 여전히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지하를 지나는 연결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문4구역까지 모두 마무리돼야 체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이라고 전했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입주가 더 진행된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교통 여건에 대한 체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입주민 최모씨는 "입주 전부터 단톡방에서 교통 문제를 걱정하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현재도 체증이 있긴 하지만, 내부에서 크게 이슈가 될 정도로 불만이 나오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출근은 지하철을 이용하고, 퇴근은 버스를 타는데 퇴근 시간이 밤 9시를 넘는 편이라 그 시간대에는 도로가 비교적 한산하다"며 "다만 퇴근 시간대에 교통 체증이 더 심하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전체 입주가 절반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대 수가 더 늘어나면 교통 체증이 지금보다 심해질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로 주변에 기존 건물들이 많아 도로를 확장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단지에 막 입주했다는 윤모씨는 "기다렸던 입주라 기대했던 만큼 단지 안쪽은 신축으로 완전히 신도시"이라면서도 "출근 시간만 되면 단지 앞 도로에서 한참을 꼼짝 못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아이 등교시키고 출근하려면 시간 계산을 예전보다 훨씬 빡빡하게 해야 한다"며 "집은 새로워졌는데 주변 인프라는 아직 따라오지 못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대중교통 여건 역시 입주 이후 변화를 체감하는 지점으로 꼽힌다. 120, 145, 147, 261, 273등 다양한 버스가 이문동을 관통하는 메인 도로에는 버스 전용 차로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버스와 승용차가 같은 흐름에 섞여 움직인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정차가 잦아지며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해지는 모습도 반복된다. 26일 오전 10시에는 비교적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는데, 오후 5시 이후에는 도로 차선 대부분이 차량으로 채워지며 정체가 눈에 띄게 심해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입주민들은 이동 방식을 조절하고 있다. 입주민 김모씨는 "단지와 상권, 역 접근성까지 종합하면 생활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면서도 "차를 이용할 때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체감이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 초기에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해봤지만 정체가 심하고 불편해 지금은 역세권 장점을 활용해 지하철 이용 비중을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교통 혼잡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입주민 박모씨는 "외대와 경희대 사이 도로는 원래부터 정체가 잦았던 구간"이라며 "대단지 입주 이후에는 그 상황이 일상처럼 굳어진 느낌이라 체감상 강남이나 상암, 여의도와 다르지 않아 다른 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로 구조는 그대로인데 차량만 늘어나 사고 위험도 커진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불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공통적이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D씨는 "재개발 과정에서 도로변 기존 건물까지 함께 정비하지 못한 것이 한계였다"며 "단지는 대규모로 새로 지어졌지만, 도로 폭은 그대로라 출퇴근이나 차량 이동에 불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집값과 생활 수준은 단숨에 높아졌지만, 도로와 대중교통 등 핵심 인프라는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현장이다. 신도시급 주거 단지에서도 일상의 '출퇴근 체감'은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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