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돌발 제안으로 촉발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에 정체성 조율 등 난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 반발에 직면한 민주당이 혁신당의 'DNA'를 어떻게 흡수할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25e443df71175.jpg)
6·3 지방선거의 승패에 정치적 운명이 달렸다는 평가를 받는 정 대표는 지난 22일 우당인 혁신당에 합당 제안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같은 날 "어제 늦은 오후 정 대표를 만나 오늘의 발표 내용을 전달받았다"면서도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당내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며 논의에 나선 혁신당은 당의 정체성과 비전을 분명히 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 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의 독자적·정치적 DNA가 보존은 물론 확대돼야 한다는 원칙에 기초해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혁신당의 비전과 가치, 정치적 DNA가 사라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슬로건과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돌풍을 일으키며 22대 국회에 입성한 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견제 역할을 전면에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다만, 정권 교체로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당의 역할과 향후 진로를 둘러싼 평가가 교차해 왔다.
이런 평가 속에서 혁신당은 당의 지향점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나섰다. 조 대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치개혁 △개헌 △사회권 선진국 △토지공개념 도입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혁신당이 이른바 '민주당 이중대'가 아니라 '독자적 정치 세력'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향후 양당 간 논의에선 정체성과 노선 설정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7c342ec5b67c3.jpg)
민주당 지도부는 양당 정체성의 융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조국혁신당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명 문제에 대해선 "저희는 민주당 당명이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히 갖고 있지 않겠나"라고 말한 만큼, 향후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물론 민주당은 양당 간 정체성 논의에 앞서 내부 반발부터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합당 논의가 대표의 제안으로 전격 추진되면서 당내 충분한 공론화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성공'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통합 명분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당내 동의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선 합당 논의를 추진하는 지도부와 이에 반대하는 비당권파 최고위원, 그리고 일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 기류가 맞서고 있다.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은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진상 공개'를 요구하고 있고, 초선 의원 모임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더민초)' 소속 의원 28명은 논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합당 절차를 둘러싼 당헌·당규 해석 역시 갈등의 불씨로 지목된다. 민주당 당헌 113조는 전국대의원대회 개최가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중앙위원회에서 합당을 최종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이 25일 "민주당 내에서도 당내 의견 수렴 절차, 합당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지도부가 중앙위 결정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1d18632d5bafe.jpg)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투표 결과를 둘러싼 해석 차이도 변수다. 당헌에 따라 합당 전 권리당원 대상 토론과 투표가 불가피한 가운데 투표 참여율과 찬성률을 두고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과 관련한 전당원투표에서 비슷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찬성률이 86.64%에 달했지만, 투표율이 26.35%에 그쳐 일각에서 대표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은 당시 해당 전당원투표가 권리당원 청구에 따른 절차(당규 38조,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여)와는 별개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합당 논의에서도 투표율이 낮은 경우, 적극 지지층의 의견이 과대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30f137a3f2c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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