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사들이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해외 제품의 아시아 판권을 확보했고, 비보존제약은 신약 제품 라인업 다변화에 나섰다. 마약성 진통제 부작용 우려로 비마약성 대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사진=챗GPT 생성]](https://image.inews24.com/v1/800086029cfc2e.jpg)
26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 파시라 바이오사이언스(Pacira BioSciences)와 비마약성 국소 마취제 '엑스파렐(성분명 부피바케인)' 판매권 계약을 맺었다. 판매 지역은 아시아·태평양(APAC) 일부 국가다. LG화학은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엑스파렐은 파시라의 약효 지속 기술을 적용한 장기 지속형 제제로, 수술 후 최대 96시간 통증 완화 효과를 보인다.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고, 2020년에는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획득했다. LG화학은 누적 1500만명 규모의 환자가 엑스파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엑스파렐은 향후 LG화학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파시라 공시에 따르면 2024년 엑스파렐 순매출은 5억4000만 달러(약 7900억원)로, 총매출의 78%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순매출이 5억7510만 달러(약 8400억원)로 증가해 총매출 대비 비중이 79%로 높아졌다. 매출 발생 지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로 확인됐다.
업계는 파시라가 직접 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APAC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LG화학과 협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이 2021년 중국 합작 형태의 판매법인을 설립한 만큼, 향후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LG화학 관계자는 "당사는 지난 수십 년간 아시아 지역에서 통증 치료 솔루션을 제공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엑스파렐의 활용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진통제 시장은 오피오이드 등 마약성 진통제 비중이 여전히 크다. 다만 오남용과 중독, 호흡억제 등 부작용 우려가 커지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비마약성 통증 관리 옵션을 확대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FDA는 오피오이드에 REMS(위해성 관리 프로그램)를 적용하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통증 관리 지침을 통해 비(非)오피오이드를 우선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통해 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있다. 비보존제약은 2024년 12월 국산 제38호 신약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를 허가받아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초 비마약성·비소염제성 진통제다. 출시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말 매출 28억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성과는 통증 완화 효과에 기반한다. 비보존제약은 임상 3상(K301)에서 수술 후 통증이 NRS 5점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오피란제린 유효성을 평가한 결과, 투여군의 초기 12시간 통증 완화 정도(SPID)가 위약군 대비 개선됐다. 투여 후 8시간부터는 평균 NRS가 4 미만으로 낮아져 통증이 경미한 수준으로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NRS는 통증을 0점부터 10점까지 숫자로 표시하는 지표다. 오피오이드 계열 대표로 꼽히는 모르핀의 투여 후 평균 NRS는 1~3점대로 보고됐다. 즉, 어나프라주가 오피오이드 중독 등 오남용 위험을 낮추면서도 유의한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보존제약은 유통 확대를 위해 한미약품,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파트너십을 활용한다. 한미약품과는 300병상 이하 의료기관을, 한국다이이찌산쿄와는 대형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을 공략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의료 현장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기존에는 100㎖ 단일 용량으로 공급해 왔지만, 20㎖ 소포장 제품을 출시해 필요한 용량에 맞춘 사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고농도 주사제를 개발 중이며 10㎖, 5㎖, 2㎖ 등 소형 제품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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