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급여와 상품대금 지급에 차질이 발생한 홈플러스가 생존 갈림길에서 내홍까지 격화하는 모양새다. 긴급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회생계획안 추진에 나섰지만 구조혁신안을 둘러싼 두 노동조합 간 시각차가 뚜렷해지며 회생 논의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80ecd2c32e897.jpg)
22일 홈플러스는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말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 초안에 대해 채권단이 반대의사를 표하지 않음에 따라 법원이 정식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회생계획안에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대출(DIP) 확보와 인력·점포 조정이 포함돼 있으며 채권단 역시 구조혁신 계획 이행을 위한 이해관계자 동의를 전제로 협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추진 중인 DIP는 주주사 MBK파트너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참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들 중 MBK파트너스는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메리츠와 산업은행을 포함한 나머지 2000억원 조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DIP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급여와 상품 대금 지급 모두 어려워져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유동성 위기의 심각성을 설명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조 대표는 "오늘이 월급날인데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직원과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이달 안에 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급여는 물론 상품 대금 지급도 어려워져 회생의 시계가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멈출 경우 협력업체와 직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홈플러스는 민주노총 산하 홈플러스 일반노조를 포함한 직원 87%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고도 전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일반노조 측은 긴급 운영자금 유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고용이 담보될 경우 구조혁신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59275f7d237e8.jpg)
마트노조 "핵심 자산 매각 중심…회생 아닌 청산"
반면 마트노조는 회생계획안의 방향성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좌담회에 참석한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위원장은 "MBK의 회생 계획안은 빚으로 망한 회사를 빚으로 돌려막겠다는 내용이라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을 내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흑자 매장을 헐값에 매각해 빚을 갚겠다는 계획인데, 이를 회생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제대로 된 회생 계획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특히 구조혁신안에 포함된 점포 정리와 자산 매각이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익성이 있는 사업과 점포가 축소될 경우 고용 안정 역시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자산 매각을 전제로 한 회생안이 아닌 영업 정상화를 중심에 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회생계획안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홈플러스 회생 논의는 자금 조달과 구조혁신안 이행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찬성과 반대 입장이 극명히 갈리면서 이견 조율 여부가 회생 절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에서 DIP는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지만 자금만으로 회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조 간 입장 차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과 정책금융기관도 자금 집행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이 길어질수록 영업 정상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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