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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큰 장' 선다


압구정·성수·여의도·목동 등 70여 단지서 시공사 선정 예상
사업비 총 80조원 달해⋯삼성vs현대 양강체제 지속여부 관심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 경쟁 치열⋯중견사도 적극 나설듯”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수주 대전이 예고돼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을 비롯해 압구정지구 등 업계의 관심이 높은 정비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줄줄이 앞두고 있어서다. 일감 확보를 위해 홍보관을 여는 등 각오를 다진 대형 건설사들의 양보없는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정비사업지 70여곳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시공사 선정이 기대됐던 정비사업지들에서 예상보다 절차가 지연된 곳과 새롭게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곳을 포함한 수치다.

추정 사업비 규모가 약 80조원으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액 약 50조원보다 30조원이나 많은 양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빌라 밀집 지역. 2024.09.11

대표적인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성수전략정비구역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성수1지구)는 지난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되고 실태조사에 돌입하며 내홍을 겪었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내달 20일을 입찰 마감일로 잡은 상태다. 지난달 말께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이 참석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업계에서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의 경쟁 구도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은 해외 유명 건축 설계회사인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David Chipperfield Architects)’와 협업해 성수1지구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조합원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글로벌 건축 설계 그룹 SMDP와 손잡고 본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관심을 두고 본입찰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업장"이라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렇게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글로벌 설계회사를 끌어들이며 경쟁에 나선 것은 입지적 강점이 큰 사업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서울숲을 비롯해 성수의 기존 랜드마크 단지로 꼽히는 ‘트리마제’와 가깝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과도 인접해 있다. 지하 4층 지상 최고 69층 17개 동, 3014가구를 짓는 초대형 사업이라는 점도 경쟁유발 요인이다. 3.3㎡당 공사비는 1132만원으로, 총공사비는 2조1540억원에 달한다.

바로 옆 성수2지구도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조합 내홍 여파로 유찰되며 올해 격전지가 된 사업장이다. 새 집행부 구성이 마무리된 이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성수4지구는 올해 새롭게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사업지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는데,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등 5곳이 참석한 바 있다.

내달 9일 입찰 마감이 예정돼 있는데, 현재로서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이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이미 출사표를 던지고 '세계에 하나뿐인 성수’라는 독보적 가치를 구축하겠다며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내세웠다.

성수4지구는 지하 6층 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주거 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3.3㎡당 공사비는 1140만원으로, 총 공사비는 1조3628억원을 웃돈다. 성수3지구는 설계자 재선정과 설계변경 등과 같은 절차를 다시 밟고 있어 시공사 선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빌라 밀집 지역. 2024.09.11
올해 서울의 시공사 선정 예정 주요 정비사업장 현황. [표=이효정 기자 ]

한강 맞은 편 압구정지구는 더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강남구라는 입지에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라는 상징성이 부각되면서다. 애초에 압구정지구는 현대건설의 텃밭이다. 과거 현대건설이 주로 시공했으며 개중에 HDC현대산업개발 시공 단지가 섞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현대건설의 영향력이 지금도 매우 큰 지역이며, 지난해 압구정2구역은 현대건설을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올해는 3·4·5구역에서 각각 시공사 선정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 말 압구정4구역(현대8차·한양3·4·6차 아파트) 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4구역은 1722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며 총 공사비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압구정3구역도 최근 정비계획 고시를 완료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5810가구의 초대형 주거단지로 탈바꿈되는 곳으로, 공사비가 약 7조원에 이를 정도로 크다.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지구 내에서도 사업 규모가 가장 크고 한강변으로 가장 근접한 입지다. 압구정5구역은 1401가구 규모로 공사비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 압구정지구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들이 수주의욕을 드러내고 있는데, DL이앤씨도 최근 압구정4·5구역 수주전 참여를 겨냥해 아크로 브랜드 홍보관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관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개최된 ‘2026년도 건설인 신년인사회’에서 도시정비사업 관심 사업장을 묻는 질문에 “압구정 3·4·5구역을 모두 보고 있다”며 수주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본지 1월 14일자 ‘건설업계 "중대재해 근절 다짐⋯안전관리는 ‘생존’" (종합)’>

여의도 일대에서는 시범아파트 시공사 선정이 하반기 진행될 전망이다. 시범아파트는 한강변에 위치해 영구적인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로, 현재 1578가구에서 약 2500가구 규모로 변모한다. 공사비는 약 1조5000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의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이들 건설사는 여의도에서 대교·한양·공작아파트 정비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으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재건축사업지도 사업 속도를 내며 일부 단지가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목동신시가지는 14개 단지가 정비계획을 확정했으며, 이 가운데 목동6단지가 이르면 이달 말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고 49층 2173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예정으로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온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5.13. [사진=연합뉴스]

초대형 수주전 예고 속 삼성-현대 양강체제 지속 여부에 관심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줄줄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러 핵심지역에서 많은 사업장이 한꺼번에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몇 년새 서울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지는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들이 독식하다시피 해왔다. 조합원들이 이들 브랜드를 통해 가치를 높이려는 판단을 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주택 분야에서 개포주공 6·7단지, 압구정2구역 재건축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연이어 수주하며 연간 수주액 10조51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도시정비사업 사상 최초로 연간 수주액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현대건설은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9조2388억원을 수주하며 전년(3조6398억원)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다. 조합원들은 시공능력과 건설사의 재무 안정성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통해 단지의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부동산R114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진행한 ‘2025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정비사업지 보유자(520명)에게 희망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삼성물산 ‘래미안’(26.0%)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건설 ‘힐스테이트’(16.9%), 롯데건설 ‘롯데캐슬’(15.2%), GS건설 ‘자이’(11.0%),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10.6%)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핵심지역일수록 조합원들은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를 선호한다"며 "각 건설사들도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더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어서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켠에선 중견 건설사가 서울에서 얼마나 따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전략을 활용할 경우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도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면목동 1-4번지(1046억원)와 면목역 3의8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1500억원)을 거머쥐는 등 연달아 수주에 성공했다. 호반건설도 지난해 양천구 신월7동2구역 공공재개발(2637억원), 관악구 미성동 건영아파트 재건축(2059억원)을 수주한 바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때 대형 건설사들을 선호하는 경향은 사실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다"면서도 "지난해보다는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인력과 편제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공공택지를 직접 개발하는 등 정책 방향이 달라지면서 민간 건설사 입장에서도 직접 토지를 매입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이에 중견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는 정비사업쪽으로 주택사업의 방향을 바꾸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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