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14일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사태로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중앙윤리위원회가 당 쇄신 세력의 한 축인 한 전 대표를 당원 자격 박탈이라는 최고 수위 징계로 전격 제명하면서다. 당 안팎에선 계파를 막론하고 '뺄셈 정치'라는 비판과 함께 징계 당사자인 한 전 대표와 징계권자인 장동혁 대표를 향해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양측은 서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갈등 해결은 출구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1b22197701f8c.jpg)
윤리위, 한밤중 전격 제명 발표…"韓, 반성 없어 중징계 불가피"
당 중앙윤리위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심야까지 한 전 대표 징계수위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어 이날 새벽 "피징계자 한동훈을 당헌·당규 및 윤리위 규정 제20조 제1호, 2호와 윤리규칙 제4∼6조 위반을 이유로 제명에 처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 가족이 문제가 된 글을 직접 작성했는지에 대해 "한동훈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며 "따라서 한동훈의 가족들이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앞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또 "한 전 대표 가족이 2개 IP를 공유하며 일정 기간에 집중해 글을 작성하는 등 통상적인 격정 토로, 비난, 비방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과도하다"며 "당의 정상적인 게시판 관리 업무와 여론 수렴기능을 마비시킨 업무방해 행위이며, 당의 명예와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본 사건을 중징계 없이 지나칠 경우 이 결정이 선례가 돼 앞으로 국민의힘의 당원게시판은 당 대표를 포함한 당직자 및 당원 자신과 그 가족들의 악성 비방·비난 글과 중상모략, 공론 조작 왜곡이 익명성과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난무하게 될 것"이라며 "중징계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리위의 구성 과정에서 보여준 피조사인(한 전 대표)의 가짜뉴스 또는 허위 조작정보를 동원한 괴롭힘 또는 공포의 조장은 재판부를 폭탄 테러하는 마피아나 테러단체에 비견될 정도"라며 "이는 반성의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4aa4df74f497d.jpg)
기습당한 친한계, 오전 긴급 회동…韓도 오후 국회로
한 전 대표가 윤리위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밤중에 제명이 결정되자 친한(친한동훈)계는 격하게 반발했다. 당헌·당규상 징계 최종 확정까지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남아 있지만, 친한계는 장 대표가 이미 검사 격인 당무감사위원장과 판사 격인 윤리위원장을 '이호선·윤민우 교수' 등 강경 인사로 채운 것부터 문제라며 '정적 찍어내기'가 현실화됐다고 보고 있다.
십수 명으로 구성된 친한계 의원들은 제명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윤리위와 장 대표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잇따라 올린 뒤, 오전 서울 모처에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후에는 한 전 대표가 직접 국회로 와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김형동·배현진·박정훈·정성국·고동진·유용원 의원이 배석한 자리에서 "제명은 또 다른 계엄"이라며 "윤리위가 조작된 증거로 제명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를 향한 맹비판도 이어졌다. 한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방송에 나와 이호선이나 윤민우 씨와 같은 취지로 '조작은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며 "계엄을 막은 저를 찍어내기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288cfdbc00916.jpg)
장동혁도 맞불…"다른 해결 모색, 고려 안 해"
당 안팎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징계 수위"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장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윤리위 결정을 뒤집고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위에서 제명을 그대로 의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이미 한 전 대표에게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줬지만, 한 전 대표가 이를 스스로 거부했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그는 " 저는 지난번 걸림돌에 대해 얘기하며 문제를 누가 먼저 풀고 가야 정치적으로 해결될지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걸림돌은 당대표가 직접 나서서 제거할 수 없다. 당사자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전 대표가 사건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제명이 불가피했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ecb0be3783300.jpg)
계파 막론 중재 시도…'대안과 미래', 의총 소집 요구
양측 간 갈등이 극에 달하자 그간 중립적 입장에서 이를 지켜봐온 의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공개 입장을 내기 시작했다. 당내 소장파 그룹 '대안과 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윤리위 결정은 장 대표 혁신안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인 당 분열 앞에 어떻게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룹 소속 의원 11명이 이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함에 따라 원내지도부는 내일(15일) 본회의 전후 의총을 갖고 한 전 대표 제명 건에 대해 의원들 의견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이 그룹에는 친한계 외에도 김용태·김재섭·배준영·신성범·엄태영·조은희·최형두 의원 등 비한(비한동훈)계 혹은 옛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옛 친윤계 중진들도 '확전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3선의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문제를 법으로 풀겠다는 것은 정치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지금은 한 전 대표와 장 대표 모두 냉정한 판단으로 당과 국민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윤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5선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에 "결론부터 얘기하면 (제명은) 과한 결정"이라며 "물론 여당 대표가 익명 뒤에 숨어 자당 대통령 비난 글을 게시한 게 정상적이지 않지만, 이 행위에 대해 가장 강한 징계인 제명처분을 내리는 건 한 전 대표 비행에 상응하는 수준을 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80c9baf67947a.jpg)
지도부, 내일 징계 의결할 듯…韓 측은 '법원 가처분 신청' 예고
그럼에도 한 전 대표 측과 지도부는 당분간 정면 대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전 대표 측은 최고위에서 제명이 확정될 경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계엄을 막았을 때처럼, 국민과 당원과 함께 또 하나의 계엄을 막겠다"고 말했다. 측근 의원들도 이날 "증거 조작 정황이 많아 인용 가능성이 높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앞선 이준석 전 대표 사례처럼, 당대표급 인사의 거취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지도부는 절차대로 제명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한 전 대표에게 보장된 재심 청구 기간 10일을 기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한 전 대표가 이날 "결론을 정해놓은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만큼 최고위가 곧바로 처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당 안팎의 예상이다. 다만 최고위는 이날 저녁 기준 아직 내일 회의 안건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3bf2ae100d0d0.jpg)
내부 "지선 앞 악재만 쌓여…이제라도 정치로 풀어야"
정치적 갈등에서 출발한 문제가 결국 법정으로까지 이어지는 수순을 밟으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에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당 중진 의원은 "여당은 외교 성과 등으로 악재를 덮고 있는데, 우리는 당내 악재만 계속 쌓이고 있다"며 "윤석열과의 절연 실패에 지도자급 갈등까지 겹치면서 지선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의 한 원로 인사도 이날 통화에서 "지선 승리가 당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데 지도부가 뺄셈 정치만 하고 있다"며 "최고위도 제명 결정을 유보하고, 한 전 대표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30f137a3f2c1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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