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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외로움돌봄국 출범⋯'관계 정책' 핵심


상담~관계 회복 등 17개 사업 추진⋯"외로움, 개인 문제 아닌 사회적 과제 인식 중요"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11일 시청에서 열린 2025 인천광역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희망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사진=인천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지난 11일 시청에서 열린 2025 인천광역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희망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사진=인천시]

[아이뉴스24 조정훈 기자] 인천광역시 외로움돌봄국이 전격 출범했다.

인천시는 외로움을 개인의 감정이나 일시적 심리 문제가 아닌 도시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보고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외로움돌봄국은 노인·청년·1인가구·자살 예방 등 흩어져 있던 관련 정책을 하나로 묶어 예방, 발굴, 연결, 돌봄 등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는다.

이는 외로움에 대응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 것. 사후 대응이나 대상 별 지원이 아닌 관계가 끊어지기 전 개입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복지에서 관계로 방향을 틀다'

시의 외로움 대응 정책은 '무엇을 해준다'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를 묻는다.

그동안 외로움은 복지의 언어로 다뤄졌다. 위기 상황에 놓인 사람을 찾아내 상담하고 지원금을 지급하고 사후 관리하는 방식은 필요한 조치였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외로움을 개인의 성격이나 선택의 결과로 보지 않고 가구 구조 변화·노동 환경·지역 공동체 해체가 누적된 사회적 현상으로 인식했었다. 시는 외로움을 결핍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로 재정의했다.

그래서 인천의 해법은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데서 출발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이 다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정책의 중심에 놓는다. 행정이 나서 관계 조건을 만들고 연결 통로를 설계한다.

외로움돌봄국을 중심으로 시가 준비한 대응책(17개 사업) 중 대표적인 사업인 24시간 외로움 상담콜은 위기 대응 창구지만 목적은 상담 자체가 아니다. 상담은 관계로 가는 입구로 외로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말하는 순간 행정과 지역 사회가 함께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누구든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상담은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정신건강·복지·지역 자원으로 즉시 연결된다. 더 상징적인 변화는 공간 정책이다. 폐파출소를 활용한 마음지구대는 복지시설의 외형을 의도적으로 벗었다.

카페처럼 머물 수 있는 공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실, 소모임 활동 공간 등은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다 보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기도록 했다.

외로움을 치료받아야 할 상태로 규정하고 외로움을 드러내는 순간 낙인이 찍히는 구조에서는 누구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시는 그 장벽을 공간과 일상 안에서 허문다는 방침이다.

청년과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Link Company(아이 링크 컴퍼니)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가상 회사를 통해 출퇴근과 과제 수행, 소통을 경험하도록 설계했다. 취업 지원, 상담보다 앞서 다시 사회에 속해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 상점과 연결한 '가치 가게', 이웃과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마음 라면'도 마찬가지다. 정책은 개입하지만 관계는 시민 사이에서 만들어지도록 했다.

사회 활동이 끊긴 이들이 소규모 과제나 일상 훈련에 참여해 받은 포인트를 지역 음식점, 가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치 가게는 프로그램 참여자를 단순 수혜자가 아닌 지역에서 소비하고 관계를 맺는 주체가 되도록 돕는다.

마음 라면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식사하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 거점에서 시민이 스스로 조리 해 먹으며 자연스럽게 머물수 있도록 한다

◇'외로움, 특정 계층 아닌 사회 문제'

시의 과감한 해법 제시는 분명한 현실 인식이 배경이 됐다. 지난 2024년 기준 인천의 1인 가구(41만2000명)는 전체 (126만7000명) 32.5%로 불과 5년 사이 26% 이상 늘었다. 혼자 사는 삶은 예외가 아닌 도시 기본 구조가 됐다.

통계는 외로움의 위험을 경고한다. 2024년 인천의 자살 사망자는 935명, 하루 평균 2.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독사는 260명인데 특히 50대~60대 남성 비중이 높다. 자살과 고독사 이전에는 장기간 고립과 외로움이 축적된다. 외로움이 신호인 이유다.

외로움은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4만 명으로 청년 인구의 약 5%로 추정된다. 취업 실패, 관계 단절, 반복되는 좌절이 고립을 고착화하고 이는 다시 사회 복귀를 어렵게 만든다.

고령층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인천의 고령자 다수는 외로움 고위험군에 속하고 1인 가구 여부와 상관없이 관계 단절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다.

시는 이 지점에서 외로움을 개인의 성격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결과로 보고 있다. 외로움은 방치될수록 사회적 비용은 커진다. 인천의 선택은 이 문제를 더 늦기 전에 붙잡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유정복 시장은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는 등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따뜻하게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조정훈 기자(jjhji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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