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백화점 업계에서 큰 손들을 사로잡기 위해 총성 없는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연간 1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우량 고객(VIP)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견인하면서, 백화점 업계의 생존 전략도 'VIP 락인(Lock-in)'에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VIP 고객 프로그램인 '에비뉴엘(AVENUEL)' 제도를 개편했다. '에비뉴엘 포인트' 제도를 '에비뉴엘 큐레이션'으로 고도화하고, 최상위 등급인 블랙 고객을 위한 혜택도 강화했다.
특히 올해 구매 실적부터는 롯데백화점몰 구매 실적도 최대 50%까지 반영키로 했다.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2030 영·앤 리치'와, 온라인에서 신상품을 확인하고 매장에서 실물을 본 뒤, 다시 온라인으로 결제하는 하이브리드 소비족까지 영입하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백화점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백화점을 구분 짓던 과거와 달리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고객에 '불가리 호텔' 같은 럭셔리 호텔은 물론, '레스토랑 알렌'처럼 미슐랭 스타의 요리를 맛보며 쇼핑 혜택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했다.
![롯데백화점 VIP 서비스인 와인 베뉴. [사진=롯데백화점]](https://image.inews24.com/v1/d9eb2b15187406.jpg)
롯데백화점이 공격적인 VIP 영입에 나서는 건 경기 민감도가 높은 업황의 특성상 매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우량 고객이 많을수록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매출액에서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5%에 달하는데,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3년 VIP 매출 신장률이 4%포인트(p) 성장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그 결과 2023년 41%였던 VIP 매출 비중은 지난해 46%로 현대백화점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왔고, 신세계백화점(47%)을 바짝 쫓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보폭을 넓힐 때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맞춤 경험을 업그레이드하며 VIP 방어에 나섰다.
'럭셔리 신세계'를 앞세워 VIP 매출 비중 1위를 기록하는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고객 경험 확대를 통해 우량 고객을 붙잡는단 전략이다. 롯데백화점과 다른 점은 여행 서비스인 '비아신세계'를 통해 VIP 영입 활로를 넓혔단 점이다. 비아신세계의 패키지여행을 이용하면 신세계백화점 VIP 선정 실적에 반영되는데, 최대 77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고려하면 VIP 영입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기존 최고 등급인 '쟈스민 블랙'의 상위 등급으로 '쟈스민 시그니처'를 신설해 VIP 제도를 세분화했다. 초우량 고객에 대한 혜택을 강화해 고객 충성도를 견고히 하겠단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미식·예술 중심의 문화 클래스 '더 하이스트 클래스(The Highest Class)' 프로그램를 설립해 전문가로부터 예술 강좌는 물론, 신라호텔에서 VIP 전용 파티를 진행하는 듯 프라이빗한 경험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최상위 VIP 전용 라운지를 선보여 맞춤형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직구, 온라인, 아울렛 등의 신 유통 업태의 성장에 따라 외형 경쟁만으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면서 "'쇼핑 그 이상의 경험' 제공을 통해 고급화 전략을 강화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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